수수료 성장 한계, 돌파구는?…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국내 RWA·스테이블코인 2030년 잠재 시장 360조 원 추산
타이거리서치는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경제 규모에 상응하는 비중을 확보할 경우 2030년 국내 토큰화 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각각 315조 원, 45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 수수료 중심의 성장 한계를 넘어 발행·유통과 결제·정산으로 사업을 확대해야 하며, 실제 성장은 규제 정비와 금융기관의 인프라 구축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거래 수수료 중심의 성장 한계를 넘어서려면 ‘토큰화 자산(RWA)’과 스테이블코인으로 사업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전망과 한국의 경제 규모를 반영할 경우 2030년 국내 두 시장의 합산 잠재 규모가 3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통 금융자산의 온체인 전환과 결제·정산 인프라 확충이 새로운 성장의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보고서가 제시한 국내 거래 지표는 기존 사업 구조의 한계를 보여준다.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 가능 계정 수는 1,118만 개로 총인구의 20%를 웃돌지만, 직전 반기 대비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4년 하반기 7조 3,000억 원에서 2026년 상반기 3조 1,000억 원으로 줄었다.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계정은 늘었으나 실제 거래 규모는 크게 위축된 셈이다.
계정 증가만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보고서의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2030년 거래 계정 수는 2026년보다 약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타이거리서치는 매매 빈도와 거래대금에 좌우되는 수수료 모델을 넘어 금융자산의 발행·유통과 지급결제 영역에서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토큰화 자산은 기존 금융상품을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수단이며,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와 정산을 연결하는 기반이라는 설명이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의 시장 추정은 글로벌 전망치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비중 1.58%와 달러당 1,422.44원의 환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토큰화 자산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2026년 자산운용 보고서 기본 시나리오를, 스테이블코인에는 스탠다드차타드의 글로벌 공급액 전망을 활용했다. 국내 수요를 직접 집계한 결과가 아니라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경제 규모에 상응하는 비중을 확보한다는 가정에 따른 계산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BCG 전망에서 글로벌 토큰화 자산 시가총액은 2027년 2조 3,000억 달러에서 2030년 14조 달러로 확대된다. 분석 대상에는 국채, 회사채, 유동화증권, 단기금융상품, 원자재, 상장주식과 대체투자가 포함됐으며 부동산과 스테이블코인은 제외됐다. 별도로 반영한 스탠다드차타드 전망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공급액이 약 3,090억 달러에서 2030년 2조 달러로 늘어나는 경로를 제시했다.
이러한 전제 아래 산출된 2030년 국내 토큰화 자산 시장은 약 315조 원이다. 대체투자가 77조 1,00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유동화증권이 67조 원으로 뒤를 잇는다. 회사채와 원자재·상장주식 등으로 묶인 부문은 각각 53조 6,000억 원, 단기금융상품은 33조 5,000억 원, 국채는 30조 2,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45조 원을 더하면 전체 잠재 시장은 약 360조 원이 된다.
과거 전망과 비교할 때는 ‘추정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023년 제시한 2030년 국내 토큰증권 시장 전망치 367조 원에는 부동산이 포함됐다. 반면 이번 토큰화 자산 추정치 315조 원에는 부동산이 빠져 있다. 두 수치의 차이만으로 시장 전망이 축소됐다고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360조 원 역시 토큰화 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합산한 수치이므로 토큰증권 단일 시장의 규모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국내 금융기관의 대응도 거래 중개를 넘어 발행·유통과 결제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보고서는 2027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발행·유통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카드·보험사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을 활용한 결제·정산 실증을 추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보고서가 집계한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거래소 및 기술기업 대상 지분 투자 규모는 약 2조 3,500억 원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주요 사례로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솔라나·비자·이더퓨즈, KB금융은 시큐리타이즈·캔톤·BNY멜론, 하나은행은 비트고, 교보증권은 리플·서클·SBI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타이거리서치는 이 같은 협력이 서로 다른 시스템의 연동 능력을 확보하고 규제 기준에 맞는 인프라를 검증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토큰화 대상 역시 초기 조각투자 상품에서 발행 규모와 유동성을 갖춘 전통 금융자산으로 넓어지는 흐름에 주목했다.
다만 360조 원은 확정된 성장 규모가 아닌 ‘조건부 잠재치’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한국이 글로벌 토큰화 흐름을 경제 규모에 맞게 수용할 때 해당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성장 속도는 하위법규 정비와 허용 자산의 범위, 금융기관의 인프라 구축 및 규제 준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다음 성장 단계는 토큰화 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금융 수요에 연결하는 실행력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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