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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억 배럴 베네수엘라 유전, 생산 확대는 복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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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카이보 호수 주변의 노후 유전 설비 / TokenPost.ai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650억 배럴 규모의 원유 매장량을 대상으로 1000억달러(약 138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개발 협정을 추진한다. 다만 실제 생산 확대는 노후 유정과 송유관, 정유시설을 얼마나 빠르게 복구하느냐에 달려 있다.

백악관은 8월 31일 베네수엘라 임시 당국이 노스아메리칸블루에너지파트너스(North American Blue Energy Partners·NABEP)에 17개 유전의 100년 개발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NABEP 모회사 지분 35%와 생산량 20%를 생산원가로 구매할 권리를 확보하고, 이사회 구성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백악관 발표문에 담긴 내용이다.

베네수엘라 측이 제시한 조건은 일부 달랐다. 델시 로드리게스(Delcy Rodríguez)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개발 기간을 25년으로 제시하면서 하루 150만 배럴 이상 생산과 1000억달러 이상의 투자, 2093억3500만달러(약 290조1383억원)의 세수 창출을 목표로 언급했다. S&P 글로벌은 세수 전망이 배럴당 65달러를 기준으로 산출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본지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650억 배럴 원유 매장량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한 내용을 전했다. 이번 협정은 기존에 제시된 매장량과 개발 구상을 17개 유전, 미국 정부의 지분·구매권과 결합한 구조다.

◇ 매장량과 생산량은 다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2023년 하루 74만2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2013년과 비교하면 70% 감소한 수준이다. 650억 배럴은 매장량 수치이며, 이를 단기간에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베네수엘라 원유의 상당 부분은 초중질유다.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희석제가 필요하고, 이를 처리할 전문 정유시설도 요구된다. 전력 부족과 투자 부진, 기술 인력 부족은 생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EIA 국가 분석은 관련 인프라 부족을 주요 문제로 설명했다.

개발 대상 유전 17곳 가운데 8곳은 마라카이보 분지에, 9곳은 오리노코 벨트에 있다. 두 지역 모두 노후 유정과 파이프라인, 전력망, 저장시설을 함께 복구해야 한다고 S&P 글로벌은 전했다.

정유시설도 유지보수 부족으로 설비능력의 일부만 가동돼 왔다.

AP통신은 마라카이보 호수 주변에서 부서진 시추 장비와 전력난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생산량을 크게 늘리려면 인프라 수리에 수년과 수십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P 현지 취재는 생산 기반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 미국의 에너지 안보와 영향력 경쟁

백악관은 이번 협정이 미국의 안정적인 원유 공급과 전략비축유 보충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 이후 확대해 온 베네수엘라 에너지 부문 영향력을 미국 중심으로 되돌리려는 지정학적 성격도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이번 협정을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거래'라고 표현했다. 반면 AP통신은 일부 베네수엘라 주민이 협정을 국가 자산의 양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의 복귀를 두고 자본과 기술 유입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자원 통제를 우려하는 반응이 엇갈렸다.

미국 측이 제시한 100년 양허와 베네수엘라 측이 언급한 25년 사업 기간의 법적 관계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두 기간이 어떤 계약 구조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미국 정부와 NABEP의 권리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하루 150만 배럴 생산 목표도 실제 투자와 복구 일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유전별 가동 계획과 송유관·정유시설 투자 내역, NABEP의 현재 생산량은 공개된 설명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 복구 속도가 협정 성패 가른다

마라카이보 호수의 환경 복구와 지역 주민 보상 문제도 생산 확대 과정에서 추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면 노후 설비 관리와 환경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가 중요해진다.

이번 협정의 성패는 650억 배럴이라는 매장량보다 실제 가동 유정 수, 분기별 생산량, 인프라 투자 집행액으로 판단해야 한다.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제시한 양허 기간과 세수 전망의 차이를 뒷받침할 계약 문서와 유전별 복구 일정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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