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경제무역 협상이 뉴욕에서 시작되면서 인공지능(AI) 안전과 기술 통제, 관세, 희토류 공급망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됐다. 이와 별도로 미국 재무부가 중국 의약품 투자 관련 규정 초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상무부는 허리펑(He Lifeng)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19일부터 23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경제무역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정상 간 합의를 바탕으로 경제·무역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첫 협상은 20일 뉴욕에서 열렸다. 허리펑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가 참석해 무역과 투자 문제를 논의했고 AI 관련 대화도 진행했다.
미국 측은 AI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양국 정상이 통지받을 수 있는 체계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용은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번 협상 의제는 과거보다 넓어졌다. AI 안전과 기술 수출 통제, 관세 유예, 희토류·핵심 광물 공급망, 무역 구매 목록이 함께 논의 대상에 올랐다.
관세 문제에서는 11월 10일 만료 예정인 관세 휴전의 연장 여부가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희토류와 핵심 광물 수출 통제가 일시적 조치를 넘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운영 방식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관세 유예와 수출 통제는 기업의 비용과 조달 일정에 직접 영향을 주는 조치다. 특히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기차·배터리처럼 여러 국가의 부품과 원료를 함께 사용하는 산업에서는 협상 결과에 따라 공급망 관리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양국 기업들의 참석·동행 여부도 협상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서로 거론됐다. 중국 측에는 전기차·스마트폰·배터리 업체가, 미국 측 국빈 만찬에는 AI·반도체·통신 업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업의 동행이나 행사 참석만으로 수혜를 확정할 수는 없다. 관세와 수출 통제, 공급망 관련 조치가 실제로 확정돼야 기업별 영향도 구체화된다.
협상을 앞둔 가운데 관련 시장 지표도 움직였다. 나스닥 중국 골든드래곤지수는 18일 0.76% 올랐고, 같은 날 역내·역외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70위안을 밑돌았다.
상승세는 중국 기업 전반보다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관련 종목에 집중됐다. 오데일리는 알리바바($BABA)와 IDC 관련 기업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소비·전자상거래 종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
중국 AI 산업과 반도체·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미중 협상의 영향을 함께 받는 구조라는 점도 변수다. 기술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 조달 경로가 제약될 수 있고, 반대로 통제 범위가 조정되면 관련 기업의 사업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별도의 규제 완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로이터는 미국 재무부가 중국 의약품 투자 관련 규정을 마련하면서 병원체나 무기화 가능성이 있는 생명공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국 신약 라이선스인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라이선스인 거래는 외국 제약사가 다른 나라에서 개발된 의약품의 판매·개발 권리를 사들이는 계약이다. 다만 해당 방안은 아직 확정된 규정이 아니라 초안 단계로 전해졌다.
국내 기업도 미중 통상 조치의 영향을 비켜가기 어렵다. 중국산 부품과 제3국 조립, 미국향 수출이 얽힌 공급망은 원산지 증빙과 수입자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관세와 수출 통제의 적용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미중 협상 뒤에는 24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이 있다. AI와 무역, 핵심 광물, 의약품 거래 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정상회담에서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는 회담 결과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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