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기아의 2026년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하면서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췄다. 매출은 분기 기준 최대를 새로 썼지만, 실제 수익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다 판매 장려금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한 단계 내려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24일 2분기 영업이익이 2조6천2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고 공시했다. 반면 매출은 12.6% 늘어난 33조370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겉으로는 판매와 매출이 모두 늘었지만, 기업이 실제로 남긴 이익은 줄어든 셈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많이 팔았더라도 할인 판매나 각종 비용이 커지면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본다.
증권사들은 이런 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조정했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3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낮췄고, 하나증권은 19만원, 삼성증권은 21만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를 5.9%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센티브 증가 등으로 7천23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하나증권 송선재 연구원은 판매 대수 증가에도 인센티브와 판매보증충당부채 비용이 늘면서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도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센티브 확대와 판매 구성 악화가 수익성 개선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를 둘러싼 이런 평가는 최근 자동차 시장의 경쟁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 전기차 시장은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업체들이 더 많은 할인과 판촉 비용을 감수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차가 여전히 수익을 떠받치고 있지만, 지역별 판매 전략과 차종별 비중에 따라 이익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여기에 판매 후 품질보증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충당부채까지 늘면 매출 증가가 곧바로 이익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다. 실제로 KB증권은 기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9조5천억원으로 제시하며 시장 전망치를 7.3%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증권사들은 일제히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하반기에는 지난해 기저가 낮은 데다 생산 차질 해소, 신차 투입, 하이브리드차 생산 확대에 따른 제품 구성 개선,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반영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주가가 크게 조정되면서 저평가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KB증권은 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 기아 주가가 연중 고점 대비 27.3% 하락했다고 평가했고, 삼성증권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 가운데 기아의 평가가치가 가장 낮다고 봤다. 실제로 직전 거래일인 24일 기아는 전장보다 12.88% 내린 13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실적 눈높이 조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하반기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면 다시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