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상장 절차를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이른바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군의 심사와 상장까지 걸린 시간이 다른 ETF보다 크게 짧았는지, 아니면 상품 구조에 맞는 통상적인 심사였는지에 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실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ETF 16종은 운용사들이 4월 28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뒤 실제 상장되기까지 총 29일이 걸렸다. 여기에는 주말과 공휴일도 포함됐다. 의원실은 이를 올해 1월 2일부터 5월 27일까지 상장된 다른 ETF 81개의 평균 도입 기간 62일과 비교하며, 심사와 상장 절차가 약 2.2배 빠르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시장에서는 상장지수펀드가 일반 주식보다 구조가 복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 상품만 유독 속도를 낸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한국거래소는 같은 날 낸 보도참고자료에서 이런 해석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거래소는 전체 상장까지 걸린 기간과 실제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설명에 따르면 ‘삼전닉스 레버리지’의 상장예비심사에는 13일이 걸렸고, 이는 최근 5년간 국내 대표지수형 ETF의 평균 심사 기간인 11일보다 오히려 길다. 다시 말해, 외형상 전체 일정은 짧아 보일 수 있지만 거래소가 담당하는 핵심 심사 단계만 놓고 보면 특별히 축소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논란은 단순한 기간 비교를 넘어, 금융당국이 새로운 고위험 상품을 어떤 기준과 속도로 시장에 들여오는지와 맞닿아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 하루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는 구조여서 일반 지수형 ETF보다 가격 변동성이 훨씬 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대표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은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아 단기간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크다. 이런 만큼 심사 속도 못지않게 투자자 보호 장치와 상품 구조 검증이 충분했는지가 함께 따져봐야 할 대목으로 여겨진다.
결국 이번 사안은 숫자를 어떤 기준으로 비교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성격이 강하다. 국회는 전체 도입 기간을 기준으로 신속 심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거래소는 실제 예비심사 일수를 근거로 통상 범위 안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고위험 ETF 상장 과정의 투명성을 더 세밀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당국이 심사 단계별 소요 기간과 판단 기준을 보다 명확히 제시한다면, 비슷한 논란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