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공포 지표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15선에 머문 가운데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로 올랐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주식시장보다 에너지 가격과 비트코인(BTC)에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반영된 흐름이다.
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 21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VIX 현물은 15.51을 기록했다. 전일 종가는 15.46, 시가는 15.42였으며 52주 범위는 13.38~35.30으로 표시됐다.
VIX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단기 예상 변동성을 나타낸다. 지수가 낮다는 것은 옵션시장이 예상하는 단기 변동성이 작다는 뜻으로, 지정학적 위험 자체가 해소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배런스(Barron’s)는 VIX가 15.5포인트 안팎에서 움직였으며 통상 20 아래는 낮은 변동성을 뜻한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중동 갈등보다 AI 설비투자 확대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시장은 앞서 같은 위험에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8일 이란과의 휴전 틀에 관한 양해각서가 끝났다고 말한 뒤 유가는 5% 뛰었고 주식과 채권은 하락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틀 뒤인 7월 10일에는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오르고 유가는 내렸다. 투자자들이 미·이란 갈등보다 AI 관련 기대와 기업 실적 흐름을 더 중시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 낮은 주식 변동성과 엇갈린 유가
에너지 시장은 주식시장과 다른 신호를 보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 협상 기대가 약해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약 12만7530원)를 다시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브렌트유는 7월 말 이후 배럴당 9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며칠 사이 협상 동력이 약해졌다. 호르무즈 관련 협상 교착이 중동 긴장과 유가 상승으로 이어진 흐름이 다시 에너지 시장에 반영된 셈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시장 흐름에서 유가와 위험자산을 잇는 연결고리로 작용했다. 통상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 유가가 오르고,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기대를 거쳐 주식과 암호화폐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낮은 VIX와 오른 유가가 동시에 나타난 것은 시장별 위험 반영 속도가 달랐다는 의미다. 주식 옵션시장은 중동 리스크를 당장 큰 변동성으로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지만 에너지 시장은 공급 차질 가능성을 남겨뒀다.
◇ 비트코인은 장중 0.3% 하락
비트코인은 장중 0.3% 내린 6만3933달러(약 9059만원)로 집계됐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 기대가 약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둔화된 흐름과 맞물렸다.
하락 폭은 제한적이었다. 중동 리스크가 암호화폐 시장을 직접 흔들었다기보다 유가와 금리 기대를 거쳐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준 흐름으로 해석된다.
앞서 중동 긴장 완화와 유가 하락이 암호화폐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던 흐름과는 반대 방향이다. 다만 주요 알트코인의 동조화 정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VIX가 20 아래에 머물러도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은 남아 있다. 이날 확인된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0.3% 하락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