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Lisa D. Cook)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해임 절차를 다시 추진하는 가운데 3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11일 장중 약 5.28%까지 올랐다. 연준 독립성 논란과 인플레이션 경계가 겹치면서 장기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백악관은 쿡 이사에게 해임 검토와 관련한 반박 기회를 부여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AP통신은 제출 기한을 8월 26일로 전했지만 악시오스는 21일로 보도해 정확한 기한은 보도별로 엇갈린다.
쿡 이사는 2021년 주택담보대출 문서에 거주지를 기재한 방식을 둘러싸고 모기지 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쿡 이사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위법 여부나 형사 책임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대법원은 6월 쿡 이사가 관련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존 로버츠(John Roberts) 미국 대법원장은 적법한 통지와 반박 기회가 주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연준 공식 프로필에는 쿡 이사가 현재도 이사회 구성원으로 올라 있다. 임기는 2038년 1월 31일까지다. 백악관은 앞선 해임 시도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뒤 절차를 보완해 해임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연준 이사는 통상 장기간의 임기를 보장받는다. 통화정책 담당자가 단기적인 정치 압력에서 벗어나 판단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다. 이번 사안에서는 쿡 이사에게 제기된 의혹이 해임에 필요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법적 쟁점이다.
연준은 7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표결은 9대3이었으며 베스 해먹(Beth M. Hammack),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 로리 로건(Lorie K. Logan) 위원은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
FOMC는 연준이 기준금리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다. 의장을 포함한 위원들이 경제 상황을 검토한 뒤 표결하기 때문에 의장이나 대통령 한 사람이 금리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
고용지표가 발표된 7일에는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4.64%, 2년물 수익률이 4.20%로 내려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집계한 9월 금리 인상 확률도 당시 42%로 낮아졌다.
금리 인상 기대는 이후 다시 강해졌다. 마켓워치는 CME그룹 데이터를 토대로 10일 기준 9월 인상 확률이 51.7%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3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5.244%까지 올랐다.
30년물 수익률은 11일 장중 약 5.28%까지 상승해 2007년 이후 장중 최고 수준과 맞닿았다. 장기 국채 수익률은 향후 물가와 성장률, 국채 수급, 통화정책의 신뢰도에 대한 시장 평가를 함께 반영한다.
다만 최근 장기금리 상승을 쿡 이사 해임 논란의 결과로만 보기는 어렵다. 고용 둔화 신호는 한때 금리 인상 기대를 낮췄지만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경계가 다시 장기물 수익률을 밀어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의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과 한 차례 통화했다고 인정했으며, 워시 의장이 자신의 금리 인하 견해를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5월 22일 취임해 연준 이사회와 FOMC 의장을 겸하고 있다.
국채금리와 달러 흐름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해임 논란과 장기금리 상승만으로 암호화폐 가격 방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한국시간 12일 오후 9시30분 발표할 예정이다. CPI 발표 이후에는 물가 수치와 함께 달러와 국채금리의 움직임이 연준의 9월 금리 기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