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흑해 항만 노보로시스크를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해 항만 인프라와 방공망, 부두가 피해를 입었다. 곡물 터미널 3곳 중 2곳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AP통신(Associated Press)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당국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8세 아동을 포함한 최소 3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다른 보도에서는 사망자가 최소 2명으로 집계돼 차이가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노보로시스크 해군기지를 겨냥한 “독특한 작전”이라고 말했다. 군사 거점과 항만 물류 시설이 함께 피해를 본 공격이라는 의미다.
노보로시스크는 러시아 흑해 함대의 주요 거점이면서 곡물과 원유가 함께 이동하는 물류 결절점이다. 군사시설을 겨냥한 공격이라도 항만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 곡물과 에너지 수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러시아 경제지 베도모스티(Vedomosti)는 노보로시스크 곡물 터미널 3곳 중 2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 가운데 1곳은 운영을 멈췄다고 보도했다. 다만 항만 당국이나 운영사가 밝힌 구체적인 중단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Reuters)는 노보로시스크가 물동량 기준 러시아 최대 항만이며 러시아 곡물 수출의 최대 3분의 1을 처리한다고 지난달 22일 보도했다. 러시아 곡물 수출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항만 통제나 선적 지연이 국제 곡물시장에 바로 반영될 수 있다.
러시아는 당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위험을 이유로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선박 입출항을 제한했다. 유로넥스트 9월물 밀 선물은 야간 폐쇄 소식이 전해진 뒤 4.5% 올랐다.
흑해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는 같은 달 말에도 이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 밀 선물은 지난달 29일 0.3% 오른 부셸당 6.645달러(약 9389원)에 거래됐다.
프랑스의 한 곡물 트레이더는 “항만은 심각하게 차질을 빚고 있지만 시장은 이 상황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당시 시장은 수송 차질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면서도 장기화 여부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곡물 선물은 실제 선적량뿐 아니라 항만 폐쇄 시간과 선박 대기, 보험·운송 비용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노보로시스크처럼 수출 비중이 큰 항만에서는 제한적인 운영 차질도 단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이번 공격은 JD 밴스(JD Vance) 미국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한 요청과도 맞물린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31일 노보로시스크를 이용하는 카스피해파이프라인컨소시엄(CPC) 관련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후 CPC 인프라와 비러시아 선박을 공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도 앞서 우크라이나가 밴스 부통령의 요청을 받고 흑해 유조선 공격을 중단한 사안을 보도했다.
이번 작전이 해당 요청을 어겼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개된 공격 대상은 항만과 군사 인프라로 제시됐으며 CPC 시설이나 비러시아 선박이 타격을 받았다는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노보로시스크에는 러시아 남부의 주요 석유제품 허브인 그루쇼바야 터미널도 있다. 앞서 본지는 흑해 연안 공격이 원유 수송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 바 있다. AP통신은 이번 공격에서 그루쇼바야 터미널이 타격을 받았다는 보도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항만 인프라와 곡물 터미널의 피해다. 곡물 수출이 어느 규모로 중단됐는지와 공격 직후 밀·원유 선물의 움직임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