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가 12거래일 동안 6%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치권에 들어섰지만, 이번 랠리를 단순한 실적 호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경계론이 커지고 있다. 2분기 실적 숫자는 강했지만 일부 이익에는 일회성 평가이익과 대형 기술주의 AI 투자 사이클이 함께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산톨리(Michael Santoli) CNBC 칼럼니스트는 17일 칼럼에서 강한 실적이 미 증시 랠리를 뒷받침했지만 이익의 질은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최근 반등을 ‘모든 공포의 차감’ 랠리로 설명했다. 관세, 중동 긴장, 반도체 조정 같은 악재가 시장을 누르지 못했고 인플레이션 둔화와 예상보다 강한 실적이 지수를 밀어 올렸다는 뜻이다.
지수 흐름은 강했다. AP는 13일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가 50.49포인트, 0.7% 오른 7,798.99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3,839.99, 나스닥 종합지수는 26,803.03으로 거래를 마쳤다.
17일(현지시간) 개장 전 분위기도 우호적이었다. 마켓워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선물이 0.2%, 나스닥100 선물이 0.5%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주와 실적 기대가 다시 지수 흐름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이 붙었다.
실적 지표도 겉으로는 강하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7월 24일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편입 기업의 27%가 2026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86%가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웃돌았다. 블렌디드 EPS 성장률은 37.9%, 블렌디드 매출 성장률은 13.2%로 집계됐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남아 있다. 팩트셋이 집계한 선행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20.1배였다. 이는 5년 평균 19.9배와 10년 평균 19.0배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쟁점은 실적의 ‘양’보다 ‘질’이다. 팩트셋은 알파벳의 2분기 일반회계기준 EPS에 980억 달러(약 138조6700억원)의 평가이익이 포함됐고, 이를 제외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의 이익 서프라이즈율이 39.3%에서 12.6%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지수 전체 이익 증가율이 크게 보이는 데 특정 기업의 일회성 평가이익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이익 서프라이즈율은 실제 이익이 시장 추정치를 얼마나 웃돌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숫자가 높을수록 실적 발표 직후 투자심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반복 가능하지 않은 이익이 포함되면 다음 분기 비교 기준이 높아진다. 이번 논쟁은 실적이 좋았는지가 아니라 그 이익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지에 맞춰져 있다.
AI 투자도 같은 문제를 만든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는 매출 증가를 끌어내지만 동시에 현금흐름을 압박한다. 로이터 분석은 마이크로소프트($MSFT), 알파벳, 아마존($AMZN), 메타, 오라클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가 2027년까지 자유현금흐름을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초대형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을 뜻한다. 이들은 AI 연산 수요 확대의 직접 수혜를 받을 수 있지만, 서버와 전력,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을 먼저 부담해야 한다. 매출 성장과 현금 창출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별도 검증 대상이다.
본지는 앞서 빅테크 AI 회사채와 스프레드 확대 흐름을 다루며 AI 투자 비용이 시장 평가의 변수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도 대형 기술주의 자금 조달과 채권 스프레드 변화는 AI 인프라 경쟁이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니라 비용 부담을 동반한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반론도 있다. 로이터 커넥트에 실린 시장 코멘트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20년 만에 높은 수준에 가깝다는 경고와 함께, 이익 증가가 이어지면 분모가 커져 PER이 낮아질 수 있다는 시각을 함께 전했다. 주가가 크게 오른 상태라도 이익 증가 속도가 따라붙으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배런스는 강한 실적에도 월가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연말 평균 목표치가 7,900선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지수가 이미 7,798.99까지 오른 만큼, 목표치와의 거리는 크지 않다. 시장은 실적 개선을 인정하면서도 더 높은 멀티플을 정당화할 추가 근거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논쟁은 미국 지수형 상품과 빅테크 비중이 큰 포트폴리오의 문제로 이어진다. 통상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과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상품은 대형 기술주의 실적과 밸류에이션 변화에 민감하다. AI 투자 확대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현금흐름 부담을 키우는지에 따라 지수 투자 성과도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번 랠리의 핵심은 실적 호조 자체가 아니다. 이익 증가가 일회성 평가이익, 선반영 매출, AI 설비투자 확대와 얼마나 분리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은 이미 사상 최고치권에 올라섰고 선행 PER도 장기 평균을 웃돈다.
다음 확인 지점은 이어지는 분기 실적이다. 매출 증가와 현금흐름 개선이 함께 나타나면 높은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할 근거가 생기지만, 설비투자 부담이 커지면 실적의 질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