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이가 확정 수주가 없는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내세워 102억6750만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올해 흑자전환에 실패하면 5년 연속 적자에 따른 코스닥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 가능성이 생기는 상황에서 초기 단계 신사업에 주주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에이는 지난 18일 보통주 370만주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정 발행가는 2775원이며, 기존 발행주식 수 대비 증자 비율은 49.24%로 제시됐다.
조달 자금은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네오큐브’ 제작과 실증, 사업화에 쓰인다. 네오큐브는 서버와 저장장치, AI 가속기, 전력·냉각 설비, 클라우드 운영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모듈에 담아 고객 현장에 설치하는 소형 데이터센터다.
회사는 25kW 시제품 실증을 거쳐 100kW 상용 제품 구축, 고객 검증, 상업 수주 순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제품은 PoC, 즉 개념증명 단계도 끝내지 못했다.
PoC는 기술이나 제품 아이디어가 실제 작동하는지 소규모로 검증하는 절차다. 데이터센터처럼 전력·냉각·연산 장비가 결합되는 사업에서는 시제품 검증과 고객 환경 테스트를 거쳐야 실제 수주와 매출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에이는 100kW급 네오큐브 1기당 약 15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2026년 1기 판매로 150억원, 2027년 5기 판매로 750억원, 2028년 10기 판매로 1500억원을 올린 뒤 5년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다만 실제 수주는 아직 없다. 매출 계획은 상용 제품 구축과 고객 검증을 통과한 뒤 수주가 확정돼야 현실화될 수 있는 단계다.
AI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장비와 전력·냉각 설비를 갖춘 시설이다. 모듈형 설계는 공장 제작과 현장 조립을 병행해 구축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아이에이는 자동차용 반도체와 모듈, 솔루션 사업을 해 왔다. 자회사들을 통해 전력반도체, 클라우드·AI, 냉각·공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재무 상황도 부담이다. 아이에이는 최근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순손실 규모는 220억~450억원 수준으로 제시됐고, 2021년과 비교한 2025년 자본총계도 60% 이상 줄었다.
코스닥 상장사는 5년 연속 별도 기준 영업손실을 내면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환기종목 지정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일정 위험 요인을 시장에 알리는 제도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흑자전환 과제를 남겼다. 아이에이는 상반기 별도 기준 누적 매출 70억원, 영업손실 4억원, 당기순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아이에이 관계자는 “MDC 사업은 상장요건 대응을 위한 일회성 실적 용도가 아니라 기존 자동차 전장사업의 한계를 그룹 역량으로 돌파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실제 수주가 확정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네오큐브 사업을 단기 실적 대응용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사업의 실적 회복보다 네오큐브 사업의 검증과 수주 확보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는 점을 드러냈다. 다음 확인 지점은 25kW 시제품 실증과 100kW 상용 제품 구축, 고객 검증 이후 실제 수주 공시 여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