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 빅 뷰티풀 법안' 통과 시 재정적자 3,336조 원 증가…비트코인 가치주장 재부각

미국 경제가 또 한 번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원 빅 뷰티풀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 상원을 통과하게 된다면, 이 법안 하나로 인해 미 연방정부 부채가 무려 2조 4,000억 달러(약 3,336조 원)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는 현재 이미 심화되고 있는 국가 재정 위기를 가속화하고,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달러 가치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저서 『Changing World Order』에서 언급했던 “평소처럼 진행되던 평가절하는 부채 위기 중 갑작스럽게 일어난다”는 문장은 이번 상황에서 더욱 무게 있게 다가온다. 실제로 미국의 2024년 예산 적자는 6조 달러(약 8,340조 원)를 넘어섰다. 정부 예산 효율화부(DOGE) 수장을 맡았던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예산 삭감 노력도 큰 성과 없이 끝났다. 그가 약속했던 2조 달러(약 2,780조 원) 감축 중 실현된 것은 1,800억 달러(약 250조 원)에 불과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지출 증가와 적자 확대가 단순한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미 연준(Fed)은 무역전쟁이 유발할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기준금리를 4.5%로 유지하고 있으며,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35%를 넘나들고 있다. 이는 시장이 미국의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에 불신을 표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런 가운데 '원 빅 뷰티풀 법안'이 5월 22일 하원을 통과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법안은 과거 공화당 정책의 상징적인 조치를 대거 포함하고 있다. 2017년 도입된 감세 조치 연장,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 폐지, 의료 및 식품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수급 기준 강화, 이민 단속 예산 대폭 확대, 그리고 무엇보다 부채한도 5조 달러(약 6,950조 원) 상향 등이 골자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향후 10년간 세수는 3조 6,700억 달러(약 5,096조 원) 감소하는 반면, 지출 절감 효과는 1조 2,500억 달러(약 1,738조 원)에 그친다. 순수하게 계산해도 재정 적자에 2조 4,000억 달러(약 3,336조 원)가 더해지는 셈이다.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ommittee for a Responsible Federal Budget) 또한 이 법안이 감당해야 할 이자 지출까지 반영하면, 10년 내 총 부담이 3조 달러(약 4,170조 원) 수준이 되거나, 감세 조치가 항구화될 경우 최대 5조 달러(약 6,950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금 및 국채 자산의 실질 가치가 지속적으로 잠식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BTC)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단, 전문가들은 그런 역할이 가능하려면 ‘셀프 커스터디’ 방식으로 자산을 직접 보관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금융 억제 국면이 장기화되면, 중앙화된 보관 플랫폼들이 구조적으로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선택해야 할 길은 계속 좁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법안이 통과되면, 부채 구조와 경제 운용의 판도가 다시 한 번 요동칠 공산이 크다. 지금이야말로 투자자들에게는 재정정책의 흐름과 위기 발생 시나리오를 주의 깊게 검토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