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 에너지 법안 직격… “美 미래산업 파괴행위”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최신 예산 법안에 대해 강경한 비판을 쏟아내며 신재생에너지 산업 붕괴와 경제적 악영향을 경고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이번 법안에 대해 “완전히 정신 나간 수준이며 파괴적”이라고 평가하며, 미국 일자리 수백만 개가 사라지고 국가 전략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One Big Beautiful Bill Act’는 상원과 하원의 동의를 받아야만 법으로 제정된다. 이번 개정안은 풍력 및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세액 공제를 없애고, 전기차 관련 세금 혜택도 대폭 축소하는 한편, 석탄 산업에는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도록 설계돼 환경 단체들과 녹색산업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이 "미래 산업을 파괴하고 과거 산업에 혈세를 낭비하는 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전략적으로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기차 구매에 대한 세액 공제가 오는 9월 30일 이후 종료되고, 중고 및 상업용 전기차에 대한 혜택도 사라지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여기에 더해 2027년 12월 31일 이후 완공된 풍력 및 태양광 프로젝트 중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경우, 새로운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목했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이 법안에 대한 비판을 반복해 왔다. 작년 12월에는 정부의 과도한 지출계획에 반발하며 공화당 일각의 지지를 철회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미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까지 몰고가는 등 영향력을 과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트럼프의 재선 캠페인에 최대 후원자로 이름을 올리며 핵심 우군으로 떠올랐지만, 최근 DOGE(정부 효율화 부서) 자문단에서 자진 사퇴한 뒤 트럼프와의 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비판 이후 머스크는 공화당 내 재정 보수주의 성향 의원들로부터 일부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이로 인해 법안의 상원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그는 플랫폼을 통해 “이 법안은 공화당의 정치적 자살행위”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했고, ‘무능한 법안’이라는 표현까지 덧붙였다.

신재생에너지 옹호 단체와 환경보호론자들도 머스크와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법안이 가계 전기료를 상승시키는 동시에 늘어나는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새로운 에너지 공급 능력을 제약시킬 것이라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는 청정에너지 산업이 자립할 시점”이라며 정부의 더 이상의 지원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 에너지연맹(American Energy Alliance) 톰 파일(Tom Pyle) 회장 역시 “보조금 폐지로 망하는 산업이라면 애초에 존재해서는 안 됐던 것”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지지했다.

머스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법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에게 경선 도전자를 후원하겠다는 압박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복원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있었지만, 백악관 측은 현재 대통령이 머스크와의 대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이번 논쟁은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정치와 산업계의 긴장이 극단으로 치달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