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월 3일 서울 구로구에서 소규모 정보기술(IT) 기업 종사자들을 만나, 고용 불안과 열악한 처우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간담회는 업계 종사자들의 실질적인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날 자리에는 경력 10년 미만의 30~40대 IT 개발자와 디자이너, 마케터, 영업 직군 등 총 15명이 참석했다. 주로 스타트업이나 중소형 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은 장시간 노동, 불안정한 고용, 불공정한 보상 구조, 일과 생활의 균형 부재 등 공통된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IT 업계 종사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재정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 제정 의지를 드러내며, 취약 노동자의 권익을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법안은 기존 노동법 테두리에 포함되지 않는 다양한 고용형태 종사자까지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법적 틀로, 현재 정부가 마련 중에 있다.

고용부는 이러한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권리 밖 노동 릴레이 현장 방문’이라는 이름의 간담회를 여러 차례 이어오고 있다. IT 업계뿐 아니라 콘텐츠·미디어 분야, 플랫폼 노동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 목소리를 듣고 있으며, 오는 11월 25일에는 대규모 타운홀 미팅도 계획돼 있다. 이 자리에서 집약된 내용을 토대로 기본법 제정안에 최종 반영할 방침이다.

이번 정책 행보는 디지털, 창조산업 종사자들처럼 전통적인 노동시장 밖에 있는 이들에 대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자율성과 유연성을 앞세워 운영되는 IT 업계 특성상 법적 보호 장치나 표준적인 근로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이들을 위한 새로운 법과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본격화될 경우, 정부가 강조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및 ‘포괄적 노동권 보장’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제화 및 재정지원 내용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와 이해관계 조율이라는 현실적 과제가 남아 있으며, 이는 향후 정부와 국회 간 협의 과정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