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중소 제조기업 1만 2천 개에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제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산업재해를 줄이려는 전략이지만, 동시에 중소기업의 경쟁력 회복과 지속가능한 제조 환경 조성이 핵심 목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0월 24일 ‘AI 기반 스마트제조혁신 3.0 전략’을 발표하고, 스마트공장 보급 확대와 실질적인 기술 내재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스마트제조혁신 3.0은 기존 생산현장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했던 1.0과 공장 자동화 중심의 2.0 단계를 넘어, 인공지능 기술을 생산 전반에 본격 도입하는 세 번째 단계다. 정부는 현재 1% 수준에 머무는 중소 제조업체의 AI 도입률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세부 전략으로는 중소기업 규모에 맞춘 AI 도입 방식과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체계를 마련하고, 기존의 구축형 공장 모델에서 벗어나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독형 스마트공장(사스 기반, SaaS)을 촉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없이도 최신 기술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대기업이 보유한 고성능 언어모델이나 빅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상생 모델도 확대된다.

산업 전반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정부는 AI 기반 제조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 500개를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조 관련 기술 로드맵을 수립한다. 또 제조공정 자동화를 위한 로봇 도입 확대, 핵심 인력의 디지털 역량 강화, 제조 데이터 표준화 작업 등을 추진해, 현장 중심의 혁신 기반을 체계화할 방침이다. 특히 지역 산업 특성과 업종별 특화 수요를 반영해 식품, 화장품 등 주요 산업군에 최적화된 스마트공장 모델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정부는 AI 전문 인력 양성, 연구개발 성과의 상용화 촉진, 민간과 공공 간 협력 체계 고도화 등을 통해 정책 추진력도 높이기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일괄 지원하는 ‘제조 AI 24’ 플랫폼을 신규 구축할 계획으로, 컨설팅부터 자금 지원, 기술 연계까지 원스톱 지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책은 저성장, 고비용, 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국내 중소 제조업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중장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으로는 급격하게 진행 중인 글로벌 제조업의 디지털화 흐름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이런 변화는 향후 중소 제조업 현장의 일자리 질 개선뿐 아니라, 국내 스마트제조 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