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AAPL)이 2025회계연도 전 세계 법인세 납부액의 39.5%를 아일랜드에 낸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법인세율을 앞세운 아일랜드에 빅테크 매출과 이익이 집중되는 구조가 다시 확인됐다.
애플은 국가별 재무 보고서에서 2025회계연도 아일랜드 법인세 납부액이 171억 달러(약 23조9000억원)였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법인세 납부액은 433억 달러(약 60조4000억원)였다.
아일랜드 납부액에는 2024년 유럽연합(EU) 법원 명령에 따른 일시 세금 영향이 반영됐다. 애플은 EU 법원 명령에 따라 아일랜드에 130억 유로(약 21조원)의 일시납 세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애플은 아일랜드 납세액이 "당기에 발생한 소득세액보다 현격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금액이 단순한 당해 영업 실적에 따른 세금만으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매출과 이익도 아일랜드에 크게 잡혔다. 애플의 2025회계연도 아일랜드 매출은 2136억 달러(약 298조원)였다.
이는 독일 매출 27억 달러(약 3조8000억원), 프랑스 매출 16억 달러(약 2조2000억원)와 비교하면 각각 약 80배, 130배 수준이다. 유럽 내 실제 소비시장 규모와 세무상 매출 귀속 지역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전 이익 차이는 더 컸다. 애플은 아일랜드에서 세전 이익 346억 달러(약 48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독일의 세전 이익은 2억1000만 달러(약 2930억원), 프랑스는 1억7000만 달러(약 2370억원)였다. 아일랜드 세전 이익은 독일과 프랑스의 160~220배 수준이었다.
애플의 아일랜드 매출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서류에 잡힌 미국 매출 1518억 달러(약 211조8000억원), 중국 매출 644억 달러(약 89조8000억원)보다도 컸다. 다만 두 보고서는 회계 처리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국가별 재무 보고는 다국적기업의 매출, 이익, 납부 세금, 경제활동 지표를 관할권별로 나누어 보여주는 장치다. EU는 다국적기업의 조세 구조를 들여다보기 위해 국가별 재무 보고 공시를 확대해왔다.
아일랜드는 낮은 법인세율과 유럽 거점 역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기업의 법인 소재지로 활용돼왔다. 거대 기술기업은 유럽 본사를 아일랜드에 두고 수익을 해당 법인에 귀속시키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낮춰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보고서는 애플이 EU의 국가별 재무 보고 공시 확대에 따라 내놓은 첫 공시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도 전 세계 인력의 3%만 근무하는 아일랜드에서 세전 이익의 40%를 거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플랫폼과 빅테크 과세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주 단위 디지털 광고세가 법원에서 무효 판단을 받은 사례처럼 각국의 과세권과 디지털 기업의 매출 귀속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애플 사례는 실제 제품 판매 지역과 세무상 매출·이익 귀속 지역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정책 논의에서도 과세권이 어느 국가에 귀속되는지와 기업 공시가 얼마나 투명한지가 주요 쟁점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