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9월 상원 표결을 앞두고 안정화폐 수익 제한 조항을 둘러싼 은행권과 업계의 충돌에 직면했다.
서머 머싱어(Summer Mersinger)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 최고경영자는 22일 글에서 “수개월간 협상한 조항을 다시 여는 것은 법안을 개선하지 않고 끝낼 수 없는 협상을 다시 시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은 9월 15일 클래리티 법안 토론 진행 여부를 표결할 예정이다.
쟁점은 미국 은행협회(American Bankers Association·ABA)가 요구한 두 가지 수정안이다. 은행협회는 기존 기준을 ‘실질적으로 유사한 이자’로 바꾸고,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의 안정화폐 수익 제한 문구에서 ‘오로지(solely)’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방안을 요구했다.
머싱어 최고경영자는 이 요구가 단순한 문구 조정이 아니라 중대한 정책 변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유사한 이자’라는 표현이 해석 여지가 넓어 감독당국이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고, ‘오로지’ 삭제는 안정화폐 보유·사용·유지에 따른 혜택 제한 범위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안정화폐가 은행 예금을 빼앗아 대출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은행협회는 안정화폐 발행사와 관련 플랫폼이 수익, 보상, 이자 형태의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금지 조항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블록체인협회는 은행권 우려가 현실 자료와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머싱어 최고경영자는 지니어스 법안 통과 이후 미국 은행 예금이 3개 분기 연속 늘었고 누적 증가액이 8000억 달러(약 1109조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클래리티 법안의 핵심은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 경계를 정하는 데 있다. 법안은 미국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등록, 고객 자산 분리, 정보 공개, 이해상충 관리 규칙을 포함한다.
안정화폐 수익 제한 논쟁은 지니어스 법안과도 맞물려 있다. 안정화폐 발행사나 플랫폼이 이자와 비슷한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어디까지 금지할지가 은행권과 디지털자산 업계의 이해관계를 가르는 지점이다.
은행권에는 예금 이탈과 대출 여력 축소가 핵심 우려다. 반면 디지털자산 업계는 보상 제한 조항이 넓게 해석되면 결제·지갑·거래 서비스의 부가 혜택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상원 처리 절차도 변수다. 본지의 앞선 보도에서도 클래리티 법안은 본회의 표결 일정과 수정안 합의가 변수로 꼽혔다. 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려면 토론 진행, 수정안 처리, 최종 표결을 거쳐야 한다.
클래리티 법안은 이미 하원과 상원 은행위원회 절차를 거쳤지만, 본회의에서는 추가 협상과 표결 절차가 남아 있다. 본지의 이전 보도에서는 상원 본회의 처리에 토론종결 60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머싱어 최고경영자는 “법안은 이미 완성됐고 관련 작업은 끝났다”며 상원이 협상을 다시 열지 말고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안정화폐 수익 제한 강화를 계속 요구하고 있어 9월 15일 표결 전까지 조항 문구를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