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평판·경영 능력 심사 제안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대주주 심사에 평판과 전문성, 경영 능력을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현행 제도는 법 위반 이력과 재무 상태 등을 심사하지만, 보고서는 정성적 기준을 더할 때 판단 기준과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할 장치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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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심사에 법 위반 이력과 재무 상태뿐 아니라 평판·전문성·경영 능력도 반영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발간된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판단의 확장 필요성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성장에 맞춰 대주주 적격성 심사 체계도 정교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블록미디어는 전했다.
◇ 대주주 범위 넓힌 현행 제도
보고서는 특정금융정보법이 2026년 2월 개정됐다고 설명했다. 개정 법률은 8월부터 시행됐다.
개정법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할 때 대주주 관련 사항을 제출하도록 했다. 법률 위반 전력 심사 대상이 대주주까지 넓어졌고, 재무 상태와 사회적 신용 요건도 추가됐다.
시행령은 대표이사나 이사 과반수를 선임한 주주를 대주주 범위에 포함했다. 최대주주가 법인이면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도 심사 대상이며, 금융기관이 아닌 국내 법인 대주주에는 부채비율 200% 이하 요건이 적용된다.
보고서는 현행 심사가 명시적인 결격 사유를 확인하는 데 집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법 위반 이력과 재무건전성만으로는 대주주의 도덕성이나 전문성, 실제 지배력에 걸맞은 경영 역량까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 연구위원의 제안은 심사 대상의 범위뿐 아니라 판단 기준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상자산사업자 등 비전통적 금융 주체가 기존 금융회사의 주요 주주가 되면 새로운 이해상충과 기술적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런 위험이 금융시스템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심사 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사업자의 법 위반 여부나 재무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경영 역량을 평가하는 것은 서로 다른 심사 과제라는 점을 짚었다.
◇ EU·영국의 적격성 심사 사례
보고서는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시장 규정(MiCA)을 비교 사례로 들었다. MiCA 제84조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주요 지분 취득을 심사할 때 취득 예정자의 평판과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도록 한다.
지분 취득 뒤 사업을 이끌 경영진의 평판도 평가 대상이다. 경영진의 지식·기술·경험도 심사 기준에 포함된다.
영국도 자금세탁방지 규정과 금융서비스·시장법에 따라 실질소유자나 지배권 취득자의 적격성을 심사한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해외 사례에서는 재무 상태와 함께 주주·경영진의 자질을 살피는 기준이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거래소 대주주의 자격과 지분 제한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특정 기업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라고 밝혔다.
지분 제한이 대주주가 보유할 수 있는 규모에 관한 문제라면, 이번 보고서는 대주주가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두 쟁점은 거래소의 지배구조를 다루지만 심사하는 내용은 다르다.
평판과 경영 능력 같은 정성적 기준을 늘리면 심사 판단이 불명확해지거나 감독당국의 재량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보고서에 담겼다.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사업자가 심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심사 기준을 구체화하고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할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정성적 평가 확대와 함께 이런 절차적 장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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