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큐사인, 계약 관리에도 AI 도입… '아이리스·내비게이터'로 혁신 가속

계약서 관리 플랫폼 전문기업 도큐사인(DOCU)은 자사의 ‘인텔리전트 계약 관리(Intelligent Agreement Management)’ 시스템에 인공지능(AI)을 전면 도입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도큐사인은 계약 작성부터 검토,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AI 기능을 플랫폼 전반에 내장하며 기업들이 계약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큐사인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된 AI 계약 에이전트는 수 초 만에 계약서 내용을 분석하고, 필요한 부분을 추출하거나 리스크 지점을 식별해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항목을 선별할 수 있다. 이 AI 기능은 고객의 동의를 기반으로 수집된 암호화된 익명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한 모델로, 규정 준수 여부 점검까지 자동화했다.

또한 ‘아이리스(Iris)’라는 이름의 도큐사인 AI 엔진은 특정 업무 목적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자동으로 선택하고, 계약 템플릿 생성부터 리스크 검토 및 요약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제품관리 부문 수석 담당인 레베카 덴맨은 “아이리스는 계약 프로세스 전 과정을 지원하며, 실제 사용자의 워크플로우 속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큐사인 최고제품책임자(CPO) 드미트리 크라코프스키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계약서 사본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며 “계약 사본이 이메일이나 공유 드라이브에 파편화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지나치게 비효율적인 업무를 초래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일종의 AI 기반 중앙 저장소인 ‘내비게이터(Navigator)’다.

내비게이터는 계약서 내용을 추출해 정형화된 데이터로 구조화된 저장소를 자동 생성하고, 의미 기반 검색으로 필요한 문서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은 예시 계약서 몇 건만으로도 자사에 특화된 AI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으며, 새로운 대시보드를 통해 계약 조건 및 갱신 시점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자동화된 리스크 평가 기능은 공급자의 리스크 점수가 초기 거래 이후 얼마나 변했는지 파악하고, 기존 계약서를 찾아 특정 항목을 재협상하도록 권고하기도 한다. 덴맨 부사장은 “자사 방침에 맞지 않는 자동 갱신 조항이 포함돼 있다면, 계약서의 해당 부분으로 직접 연결해 수정 제안을 포함한 설명까지 제공한다”며 정책 일치 기능의 핵심을 부연했다.

다양한 협업 기능도 개선됐다. 계약 요청과 승인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공동 작업 공간이 마련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문서를 확인하던 기존 방식보다 훨씬 명확한 진행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 도큐사인은 이 시스템을 통해 금융기관의 계좌 개설이나 병원의 사전 계약처럼 복잡한 다단계 프로세스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큐사인은 ‘클리어(Clear)’의 신원 인증 기술과 손잡고 계약서 처리 과정에서 보안성을 강화했다. 셀피로 신원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은 간소화하면서도 인증 수준은 높인다는 방침이다.

도큐사인의 첫 AI 계약 에이전트는 연내 미국 시장에서 우선 출시되며, 조달과 영업 워크플로우를 중심으로 적용된다. 향후 연방 정보보호 인증인 FedRAMP 모더레이트(MM)와 GovRAMP 준수 요건도 추가 지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