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SaSo로 소프트웨어 정의 다시 쓴다… AI 에이전트로 12조 달러 시장 겨냥

세일즈포스(Salesforce)가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소프트웨어 패러다임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세일즈포스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 시대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So)’라는 새로운 문법으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클라우드와 모바일 이후 가장 강력한 변화로 규정했다.

그는 현재 수천 개 스타트업이 고객 지원 등 특정 업무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지만, 진정한 *엔터프라이즈* 혁신을 위해선 데이터 통합과 실행 시스템, 사용자 경험을 위한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스템 통합을 실현 중인 곳은 세일즈포스가 유일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세일즈포스는 현재 409억 달러(약 58조 9,000억 원) 규모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전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인 5,000억 달러 규모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디지털 노동 시장은 앞으로 3조~12조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SaaS를 SaSo로 진화시키는 핵심 축이 되는 셈이다.

특히 ‘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기존 세일즈포스 서비스와 외부 시스템 데이터를 통합하고, *통계 시각화 도구*인 태블로(Tableau)나 슬랙(Slack)과 같은 앱과도 원활히 연동되는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여기에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포스(Agentforce)’까지 추가하며 기업 내부의 생산성을 최대 50%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컨대 디즈니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테마파크 방문객의 선호도, 놀이기구 대기 시간 같은 정보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추천을 제시하는 ‘에이전트 유동성(agent fluidity)’을 구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람의 업무를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이 하기 어려운 복합적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단계를 뜻한다.

이러한 변화 흐름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AI 에이전트가 SaaS를 대체할 것”이라는 발언을 하며 주목받았지만, 이에 대해 베니오프는 “AI가 모든 데이터를 무조건적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정형화된 메타데이터와 통제된 접근 계층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이 ‘클리피’ 수준이라는 비판에는 선을 그었지만,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통합 역량이 결국 차별화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AI가 단순 자동화를 넘어 디지털 노동 시장의 본질까지 바꾸는 시점에서, 세일즈포스는 물리적 인프라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클라우드 수요를 수용하는 ‘소프트웨어 하이퍼스케일러’로 자신을 정의하고 있다. 기술적 구조 개선과 생태계 연동에 집중하고 있는 세일즈포스의 전략은 점차 현실화되며,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AI 에이전트 시대에 기업 소프트웨어의 정의가 다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