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브리치포럼 핵심 해커 일망타진…샤이니헌터스·인텔브로커 검거

프랑스 경찰이 악명 높은 해킹 포럼 브리치포럼(BreachForums)의 핵심 인사들을 대거 체포했다. 이번 검거에는 ‘샤이니헌터스(ShinyHunters)’와 ‘인텔브로커(IntelBroker)’ 등 국제적으로 알려진 사이버 범죄자들이 포함돼 IT 보안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 보도에 따르면 파리 경찰청 사이버범죄 전담반은 최근 프랑스 국적의 브리치포럼 회원 5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인텔브로커는 지난 2월 수사선상에 올라 조기에 검거됐으며, 나머지 4명은 이번 주 초에 동시 검거되었다. 체포된 이들의 활동은 그동안 러시아 연계설이 돌았던 브리치포럼의 정체성과 무관치 않으며, 그 배후에 프랑스 내 고도화된 해커 그룹이 포진해 있었음을 시사한다.

인텔브로커는 미국 의회 보건보험 사이트 ‘DC 헬스링크’ 해킹을 통해 의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유출한 바 있으며, 제너럴일렉트릭과 AMD, HP 엔터프라이즈 등 글로벌 기업들의 내부 문건을 연속적으로 유출한 전력이 있다. 이처럼 잇따른 대형 해킹 사건과 관련된 그가 검거된 것은 사이버 안보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같이 체포된 샤이니헌터스를 포함한 핵심 인물들은 수년간 브리치포럼에서 활동하며 대량의 고객 정보와 기업 데이터를 거래하거나 공개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샤이니헌터스는 특히 2020년 금융 플랫폼 데이브(Dave)에서 750만 명의 고객 정보를 유출했고, 이후에도 픽슬러(Pixlr), 미트마인드풀(MeetMindful), 페이스북, 그리고 어드밴스 오토 파츠(Advance Auto Parts) 등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을 감행하며 이름을 알렸다.

다만 이번 체포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단순 중계자였는지, 또는 직접 해킹까지 담당했는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 그러나 지난해 7월 AT&T가 해커에게 37만 달러(약 5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고 유출 위협을 막았다는 보도가 있었던 만큼, 샤이니헌터스가 직접 실행에 참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법적 처분의 윤곽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유력 포럼 관리자의 체포 및 데이터 거래 규모를 고려할 때 이들이 중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리치포럼은 미국 국적의 코너 브라이언 피츠패트릭이 창립한 해킹 포럼으로, FBI가 2023년 3월 피츠패트릭을 체포하고 사이트는 2024년 5월 폐쇄됐다. 그러나 곧이어 샤이니헌터스를 중심으로 포럼이 다시 살아나며 사이버 범죄 재연 우려를 키운 상황이었다.

이번 프랑스 경찰의 일제 검거는 유럽 내부에도 고도화된 해킹 생태계가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사례다. 아울러 글로벌 사이버 안보 협력이 한층 중요해졌음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