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신생 기업 업스케일AI(Upscale AI)가 개방형 표준 기반의 차세대 AI 네트워킹 구조를 개발하기 위해 1억 달러(약 1,44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초기 투자액을 기록한 이번 라운드는 메이필드(Mayfield)와 매버릭실리콘(Maverick Silicon)이 공동 주도했으며, 퀄컴벤처스(Qualcomm Ventures), 스탠퍼드대학교 등 유수의 투자기관들도 참여했다.

업스케일AI는 기존 인공지능 시스템이 직면하고 있는 핵심 병목지점 중 하나가 바로 ‘네트워크’라고 판단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초저지연 인터커넥트와 전력 효율성을 강화한 운영체제, 특수 연산에 최적화된 XPU 등 풀스택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독자 개발해왔으며, 기존 GPU 클러스터가 최적 성능을 낼 수 있는 AI 전용 인프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소개된 기술 중 눈에 띄는 것은 AI 네트워크 패브릭(Network Fabric)과 네트워크 운영체제다. 후자는 스위치 추상화 인터페이스(SAI)와 클라우드용 오픈 네트워킹 운영체제(SONiC)를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무중단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통해 확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벤더 독립적인 AI 네트워크 랙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에게 하드웨어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며, 인프라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업스케일AI는 현재 AI 네트워크 인프라 시장이 연간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히며, 향후 이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동 창업자 바룬 카르(Barun Kar) CEO는 “AI가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흐름 속에서 인프라도 동반 진화해야 하고, 우리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 계층을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 유치가 그 비전을 구현할 자금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회사의 기술력만큼 주목할 만한 것은 엔지니어링 팀의 면면이다. 시스코(Cisco Systems), 브로드컴(Broadcom), 마이크로소프트(MSFT), 구글(GOOGL) 출신 베테랑들이 포진해 있으며, 공동 창업진도 팔로알토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 이노비움(Innovium) 등 유수의 네트워크 기술기업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카르 CEO는 “지난 20년간 컴퓨팅 산업의 전환기에 중심에서 활동했던 팀이 이제 개방형 AI 인프라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고 강조했다.

650그룹의 애널리스트 앨런 웨켈(Alan Weckel)은 “폐쇄적인 기술 체계가 지배적이었던 AI 인프라 시장에서 업스케일AI는 개방성과 상호운용성을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희귀한 사례”라며, “시장 경쟁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업스케일AI는 AI 네트워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다는 사명 아래, 울트라 이더넷(Ultra Ethernet), 울트라 엑셀러레이터 링크(Ultra Accelerator Link) 등 최신 개방형 표준을 통합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기술 표준화 단체들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러한 기술 생태계 참여 전략도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업스케일AI는 AI 학습과 추론, 엣지 컴퓨팅 분야까지 아우르는 고성능 네트워크 솔루션의 정식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며, 인프라 시장의 판도를 흔들 실질적인 ‘플레이어’로 도약할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