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수개월 간 이어진 협상 끝에 틱톡(TikTok)의 미국 내 운영권을 분리하는 데 있어 잠정 합의안이 도출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오라클(ORCL)은 틱톡 알고리즘을 감시·감독하게 되며, 미국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신규 합작사가 틱톡의 미국 운영을 인수할 예정이다. 해당 조치는 중국 모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와의 물리적·조직적 분리를 요구해 온 워싱턴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전면 금지를 피할 수 있는 합의의 윤곽을 공개한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는 틱톡의 미국 사업 지분을 바이트댄스가 매각하기로 했으며, 베이징 역시 해당 조건에 동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중 양국이 디지털 주권과 안보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공동 입장을 취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이자 CTO인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델 테크놀로지스(DELL)의 CEO 마이클 델(Michael Dell), 그리고 폭스(Fox)의 핵심 인물인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과 그의 아들 라클란(Lachlan Murdoch)도 알고리즘 감시 그룹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급성장 중인 실버레이크(Silver Lake) 등 대형 사모펀드도 딜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래리 엘리슨은 위대한 인물이다. 마이클 델도 관여하고 있고, 라클란도 참여 중이다"며, 참여 인사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악관은 이번 틱톡 합의를 ‘일자리 보호’와 ‘중소기업 안정’의 관점에서 홍보하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향후 5년 동안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틱톡의 미국 내 이용자는 약 1억 7,000만 명으로, 이용자 경험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이번 조치에는 120일 간의 유예기간이 포함돼 있어, 기업 간 협상 마무리 및 행정 절차에 필요한 시간이 확보됐다. 단, 중국 당국의 공식 승인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며, 심사 착수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 정부는 중국의 ‘사전 합의’를 근거로 승인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번 틱톡 합의안은 기술 주권, 개인정보 보호, 그리고 미·중 간 디지털 갈등의 교차점에서 오라클이 중재자로 부상한 상징적 사건이기도 하다. 알고리즘이라는 기술 핵심 자산의 미국 내 감시와 관리 권한이 미국 기업에 위임됨으로써, 정부 차원의 기술 주도권 확보 움직임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