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과 확장성 중심의 인공지능, 이른바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이제 단순한 기술 기능을 넘어 인프라 구조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ES 2026 현장에서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실질적 변화와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산업계 내부의 사고방식부터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ES 2026의 개막 기조연설을 맡은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DA) 최고경영자는 에이전틱 AI를 미래 애플리케이션을 아우르는 중간 계층(interfacing layer)으로 규정하며, 플랫폼 전반에 확산되는 구조적 전환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단일 제품이 아니라 하드웨어, 모델, 소프트웨어가 완전히 통합된 시스템 수준의 진화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젤 커라발라(Zeus Kerravala) ZK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의 인터페이스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며, 인터넷이 변화했듯 AI 역시 전면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술의 위상에 비해 그 진가가 소비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사바나 피터슨 기술전략가는 “산업계는 AI를 인프라 차원에서 바라보는 반면, 일반 사용자들은 여전히 피부로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업무 자동화, 디지털 서비스 통합 등에서 AI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그 활동이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백엔드로 숨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엔비디아의 최근 전략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젤 커라발라는 “황 CEO는 가장 많은 오픈 모델을 보유한 기업으로 엔비디아를 소개하며 AI 설계 및 제공의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보여줬다”며, 단순 칩 제조사를 넘어 전 세계 대기업의 인공지능 인프라를 지원하는 하이퍼스케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과거 존 체임버스(John Chambers) 시스코 CEO가 인터넷 시대의 사회 변화를 중심으로 비전을 제시했던 것과 달리, 엔비디아는 실체 중심의 시스템 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비교도 인용됐다.
로브 스트레차이 기술평론가는 이를 두고 “황 CEO는 단순히 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스템 복합체에 관한 이야기였다. 각 부문이 결합돼 하나의 완결된 자율 기술 인프라를 구성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곧 에이전틱 AI가 기술 구성요소 간의 경계를 허물며 독립 시스템이 아닌 전체 생태계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CES 2026을 통해 드러난 에이전틱 AI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기술이자, 분산 인프라를 가로지르는 핵심 기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은 단지 AI 기능의 고도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을 요구하는 기술 담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