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물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알비스(Alvys)가 시리즈 B 라운드에서 4,000만 달러(약 576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알비스의 기존 투자자인 피쿠스 캐피털과 티타늄 벤처스, 본파이어 벤처스를 비롯해 알파 스퀘어 그룹이 새롭게 참여했고, 러시아계 글로벌 벤처캐피탈인 RTP 글로벌이 라운드를 주도했다. 이로써 알비스가 지금까지 유치한 총 투자액은 7,700만 달러(약 1,109억 원)에 달하게 됐다.

이번 투자 유치는 물류 및 공급망 관련 스타트업 투자가 팬데믹 이후 급감한 시장에서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크런치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물류·공급망 스타트업은 469건의 거래에서 57억 달러(약 8조 2,000억 원)를 유치했는데, 이는 2021년의 1,554건·280억 달러(약 40조 3,000억 원) 대비 급감한 수치다. 2024년 전체 투자금은 60억 달러(약 8조 6,000억 원)도 채 되지 않았으며, 2025년 투자 속도는 이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알비스는 이러한 침체 흐름과는 달리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설립된 알비스는 트럭 운송 회사를 대상으로 AI 기반의 운송 관리 시스템(TMS)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배차, 화물 관리, 운행 추적, 운전자 관리, 회계 및 급여 등 물류 운영 전반을 자동화한다. 창업자 닉 다먼(Nick Darman)에 따르면, 많은 운송업체들이 아직도 시스템을 분리해 운영하며 데이터가 단절돼 있고 중복 업무가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알비스는 이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연결시켜 빠르고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닉 다먼은 알비스의 설립 배경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줬다. 그는 트럭 운전사였던 부친의 경제적 어려움을 지켜보며 물류업계의 문제점을 체감했고, 이후 직접 운송 회사를 설립해 관련 현장을 익혔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JP모건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으며, 결국 2020년 알비스를 창업하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문제를 고민해왔다. 알비스는 2021년 제트닷컴 출신의 레오 고로딘스키(Leo Gorodinski)를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해 본격적인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투자사 측도 알비스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RTP 글로벌의 파트너 율리우스 슈베린은 “알비스는 뛰어난 TMS를 기반으로 물류업계의 운영체제를 지향하는 야망을 갖춘 기업”이라며, “100건이 넘는 외부 서비스 연동, 컴플라이언스 통합, 실시간 가시성 제공 등 차별화된 기능을 탑재해 드라이버와 디스패처 모두가 만족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비스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매출을 세 배씩 성장시킨 데 이어, 2025년에도 두 배 성장 목표를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 현재 이들이 확보한 고객사는 1,000곳이 넘어섰으며, 단순한 데이터 입력 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회계 처리 속도는 물론 수익성과 운영 효율성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물류와 공급망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시장 전반의 투자 위축 속에서도, 기술력과 창업자의 현장 이해도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는 알비스는 업계 ‘숨은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