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전국 최대 규모의 민관 협력 모험자본 펀드인 ‘대전 D-도약펀드’를 공식 출범시키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기술 기업 육성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해당 펀드는 총 5천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등 주요 민간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이번 펀드는 대전시가 지방정부 최초로 설립한 공공투자기관인 ‘대전투자금융’을 통해 조성된 사례로, 공공이 선제적으로 투자 위험을 부담하여 민간 자본 유치를 유도하는 구조다. 출자 비율을 보면 하나은행이 1천억원을 투자해 민간 영역의 참여를 주도했고, 대전투자금융은 펀드 운용을 담당하는 업무집행조합원(GP) 역할을 맡았다. 펀드 결성식은 9월 29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유니콘라운지에서 열렸으며, 지방정부 주도 방식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
자금 운용 원칙은 ‘투자 중심·성장 중심·지역 중심’이라는 세 가지 기조 아래 이뤄진다. 간접투자가 70% 이상, 직접투자가 약 20% 규모로 구성되며, 수도권의 벤처캐피털(VC)과 지역 액셀러레이터(AC)가 공동으로 출자하도록 유도해 협업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 펀드는 총 출자금의 최소 200% 이상을 다시 지역 기업에 재투자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구조를 통해 약 300~400개의 지역 혁신기업이 직접적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대상 산업군은 대전시가 집중 육성하는 6대 전략산업인 우주항공, 바이오, 반도체, 국방, 양자기술, 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물산업과 딥테크(기초과학 기반 고난도 기술) 분야도 포함된다. 기업의 자금 수요에 따라 창업 초기부터 사업 확장, 해외 진출까지 전 단계에 걸쳐 10년 장기 운용 방식이 적용된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대전시는 약 1,600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펀드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서 공공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는 모험자본(위험을 감수하고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자금) 모델로,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투자 생태계 조성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대전시는 향후 펀드 규약에 대한 협의와 운용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해 연내 자펀드 출자사업 공고로 본격적인 운용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다른 지방정부에도 파급력을 줄 수 있으며, 지역 주도의 창업 생태계 조성과 민간투자 촉진의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적극적인 공공 리더십과 민간 협력의 결합이 지역 균형 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