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포함한 48개국이 암호화폐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들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도한 ‘암호자산 보고체계(CARF)’를 도입하며, 거래소에 실명 기반 거래 정보 제출을 의무화했다.
영국 2026년부터 국내 거래자 정보 제출 개시
영국 국세청(HMRC)은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 투자자까지 포함해 자국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암호화폐 거래의 구매가, 매도가, 수익 등 상세 내역을 수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객의 ‘세금 거주지 정보’까지 확보해, 각국 과세 당국 간 정보 자동 교환을 2027년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모든 EU 회원국, 채널 제도(저지섬 등), 브라질, 케이맨 제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영국과 거래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특히 영국은 2026년부터 자체적으로도 모든 거래소에 고객정보 보고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확보하며 사실상 ‘암호화폐 실명제 시대’를 열게 됐다.
거세지는 단속 바람…암호화폐 ‘익명성’ 종말 수순
암호화폐 생태계 전체를 겨냥한 이번 조치는 단순한 제도 변경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암호화폐와 세금 간 경계를 허물기 위한 시도다. 75개국이 CARF 도입에 참여하며, 아랍에미리트, 홍콩, 싱가포르, 스위스 등 암호화폐 중심 허브들도 2027년 제도 도입, 2028년부터 정보 공유를 예고했다. 미국도 2028년부터 시행하고, 2029년부터 거래 정보 교환에 들어간다.
조세 자문사 프라이스 베일리(Price Bailey)의 앤드류 파크 파트너는 “이것은 ‘암호화폐 수익은 세금을 피해 숨길 수 있다’는 환상의 종말”이라며 제도 도입 의미를 강조했다.
영국 HMRC는 이 같은 준비를 수년간 이어왔으며, 실제로 2024~25 과세연도에는 암호화폐 관련 세무 의심자에게 6만5,000건의 서한을 보냈다. 이는 전년도 2만7,700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또 올해 자진신고 양식에 처음으로 암호화폐 전용 항목이 추가돼, 납세자가 손익을 직접 입력하도록 했다.
시장 위축 우려 속 ‘장기 수요’ 여전
조사 강화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행보는 오히려 장기 낙관론을 반영하고 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 등록 거래소 코인자(CoinJar)의 공동 창업자 애셔 탄은 “예산안 발표 전 몇 주 동안 영국 파운드화 입금은 출금보다 16% 많았다”며 “사람들이 단기 규제보다 장기적 미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셔 탄은 “이번 조치가 일반 사용자에게 오히려 투명성과 세무 명확성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는 규제 대응이 잘 된 거래소 이용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나라마다 엇갈리는 세율과 과세 전략
정보 공유는 일원화되고 있지만, 나라마다 세금 정책 방향엔 큰 차이가 있다. 일본은 2026년부터 암호화폐 수익에 대해 20%의 단일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최대 55%까지 부과되던 기존 체계보다 완화된 것이다. 동시에 손실의 3년 이월 공제도 허용하고, 암호화폐를 투자신탁 대상으로 편입시켰다.
프랑스는 암호화폐를 ‘비생산성 자산’으로 규정하며, 기존 부동산세(PATH)을 디지털자산·요트·사치품까지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과세 대상은 순자산 200만 유로(약 31억 원) 이상, 세율은 1%로 단일화됐다.
반면, 스페인은 암호화폐 자산을 현재의 ‘저축세율’ 대신 일반 소득으로 전환 처리하자는 개정안을 발의해 논란을 낳았다. 이에 따라 최고 세율이 최대 47%까지 오를 수 있다. 스페인 변호사 크리스 카라스코사는 “이 법안은 현실 적용이 불가능하며 전체 세제 체계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우호적 규제 왜 이렇게 급해졌나
이처럼 강도 높은 과세 체계가 급속히 등장하는 배경엔 오랜 기간 방치돼온 암호화폐 과세 빈틈이 있다. 덴마크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거래소 정보 공유가 의무화됐으나 여전히 암호화폐 거래자의 90% 이상이 수익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고 제도 시행 후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우회한 정황도 드러났다.
미국에선 애리조나 주 의원들이 암호화폐를 세금 면제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노드 운영자에 대한 수수료 부과를 금지하는 법안도 논의 중이다. 다만 이 법안은 오는 2026년 11월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한국은 2027년 1월 시행 예정인 암호화폐 과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금융당국과 금융위 간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싼 갈등으로 관련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스위스는 2026년부터 법적 기반은 마련하지만, 외국 과세기관과의 정보 교환 개시는 2027년 이후로 늦췄다.
🔎 시장 해석
글로벌 과세 공조 확대는 암호화폐의 ‘익명성 기반 거래’를 끝내는 전환점이다. 신뢰성 높은 규제를 전제로 한 제도권 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전략 포인트
1. 거래소 선택 시 규제 대응 여부와 실명 기반 리포트 시스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
2. 익명 지갑·OTC 거래 등을 통한 세무 회피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
3. 각국 세금 규정은 상이하므로 해외 투자 시 이중과세 여부 등을 미리 확인해야 함
📘 용어정리
- CARF: 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의 약자. OECD 주도로 마련된 암호자산 세무 보고 통합 체계
- 세금 거주지 정보: 개인이나 기업의 실질 과세 대상 국가를 확인하는 기준. 흔히 TIN(세금 식별 번호)과 함께 제출됨
- 자동 정보 교환: 국가 간 거래 정보가 매년 전산으로 자동 공유되는 국제 과세 협력 시스템
💡 더 알고 싶다면? AI가 준비한 다음 질문들
A. 암호화폐 시장에서 세금 회피가 광범위하게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정확한 거래 내역을 확보해 조세 누락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새로운 보고 체계를 도입한 것입니다.
A. 거래소는 이용자의 구매·판매 내역과 이익, 그리고 세금 거주지 정보를 수집해 2027년부터 당국에 보고합니다. 이용자는 거래 내역이 자동으로 정부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투명한 기록과 신고 준비가 필요합니다.
A.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제도권 거래에선 실명 기반 보고가 강화됩니다. 탈중앙화 거래소나 OTC 시장에서의 익명 거래는 남아 있겠지만,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A. 네. 미국, 스위스, 싱가포르 등 75개국이 CARF 시행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글로벌 표준화를 위한 국가 간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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