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비트코인 ATM 사기 급증' 경고…연간 피해액 4,800억 원 돌파

비트코인(BTC) ATM을 이용한 암호화폐 사기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경고가 나오면서, 관련 피해 규모가 올해만 약 4,821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자에 대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FBI는 최근 ABC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 ATM을 통해 이뤄지는 사기 행각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증가세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FBI 통계에 따르면 2024년에는 약 2억 5,000만 달러(약 3,613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고, 2025년 11월까지는 누적 피해액이 3억 3,350만 달러(약 4,821억 원)를 넘겼다.

미국 전역에는 4만 5,000개 이상의 비트코인 ATM이 설치돼 있으며, 사용자는 이 기계를 통해 현금을 암호화폐로 즉시 전환해 전 세계 어디든 전송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전송된 암호화폐는 되찾기 어려워 이 같은 특성이 사기꾼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AARP(미국퇴직자협회)의 사기 피해자 지원 디렉터 에이미 노프치거는 “암호화폐 요구는 이제 범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기 수단”이라며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피해자 중 다수가 고령자로, 한 사례에서는 피해자의 중간 연령이 71세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ATM 운영사도 도마 위에

법 집행기관들도 점차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워싱턴 D.C. 검찰은 미국 내 주요 비트코인 ATM 운영사 중 하나인 아테나 비트코인(Athena Bitcoin)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해당 업체가 사기 피해자를 통해 수십만 달러의 수수료를 부당하게 챙겼으며, D.C. 내 이 회사의 기계로 이뤄진 거래의 93%가 사기와 연관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테나 비트코인은 강력히 반발하며 사용자의 선택은 본인이 책임져야 하며, 자사는 은행처럼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안내와 소비자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회사는 “은행이 고객이 누구에게 돈을 보내든 책임지지 않는 것처럼, 사용자 선택은 통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규제 목소리 커지는 미 전역

AARP를 비롯한 소비자 단체들은 비트코인 ATM의 하루 입금 한도 설정 등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미국 내 최소 17개 주가 관련 규제 입법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은 비트코인 ATM 전면 금지까지 검토 중이다.

뉴저지 주 상원의원 폴 모리아티는 “이 기계들은 사기와 범죄행위를 위한 통로일 뿐”이라며 “암호화폐를 사고 싶다면 더 저렴하고 안전한 방법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트코인 ATM 업계에서는 전체 거래 중 사기 비중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디포(Bitcoin Depot)는 사기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강화와 교육 콘텐츠 보강 등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비트코인, 반등세지만 주요 저항선 못 뚫어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화요일 소폭 반등하며 1.5% 상승한 88,613달러(약 1억 2,800만 원)선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심리적 저항선인 9만 달러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간 2% 증가세를 보였으나, 상승세가 본격화되려면 더 강한 매수 신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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