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을 보유한 세일즈포스(CRM)가 개발자 중심의 인공지능 도구를 대거 확장하며, 협업 플랫폼을 AI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에이전트 구축의 허브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1일(현지시간) 세일즈포스는 실시간 검색 API,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서버(MCP), 그리고 에이전트 기반 앱 개발 환경을 포괄하는 새로운 슬랙 개발자 툴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기업들이 LLM(대형 언어 모델) 기반의 에이전트 AI를 업무에 통합하려는 흐름에 발맞춘 것이다. 특히 고객과 임직원의 일상적인 협업 데이터는 AI가 요구하는 문맥 인식을 위한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슬랙 플랫폼은 이러한 대화형 데이터에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함으로써, 개발자들에게 보안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접점을 마련했다.

실시간 검색 API는 대화와 파일, 채널 콘텐츠에 대한 선별적 API 호출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종전처럼 모든 데이터를 다운받아 선별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내고, 개발자들이 필요한 정보만 AI 모델에 전달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세일즈포스 슬랙 개발자 관계 총괄 커티스 캠플은 "40개의 메시지가 오가는 협업 상황에서 40번의 API 호출을 해야 하는 비효율성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개발자들은 코드 작성 부담을 줄이고, 데이터 처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새롭게 통합된 MCP 서버는 에이전트형 AI가 문맥 정보를 Slack과 효과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통신 기준 역할을 한다. 이는 앤트로픽(Anthropic)이 오픈소스로 공개한 기술로, 다수의 LLM과 협업 툴 간 연결을 단일 프로토콜로 일원화하여 데이터 소스나 툴별 커스터마이징 필요성을 줄인다. 복잡한 API 커넥터를 매번 구축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슬랙은 이와 함께 Work Object라는 프레임워크도 표준화했다. 이는 슬랙 내에서 타사 데이터와 이미지를 구조화된 방식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해 Asana 같은 외부 툴과의 상호작용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개발자들은 프리빌트 형태의 Block Kit Table과 CLI(Command-Line Interface) 기반의 앱 배포 기능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개발 초기 허들이 한층 낮아졌다.

실제로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챗봇을 비롯해 구글(GOOGL), 퍼플렉서티, 드롭박스(DBX), 라이터(WRT)에 이르는 주요 AI 기업들이 이번 도구를 활용한 슬랙 앱 개발에 활발히 착수한 상태다. 특히 퍼플렉서티는 실시간 대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내 지식 기반 검색 기능을 통합하고 있으며, 클로드는 웹 검색·문서 분석 기능까지 포함한 에이전트 역할을 슬랙 내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세일즈포스는 자사의 이러한 개발자 툴 키트가 향후 수년간 AI 기반 업무 방식의 중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캠플은 "지금 당장은 앱 하나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3~4년 뒤에는 AI 기반 워크플로우가 비즈니스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슬랙이 이러한 변화의 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슬랙이 단순 메시징 도구에서 벗어나, 에이전트 AI와의 통합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AI와 협업툴이 결합된 신규 생태계 구축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