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자사의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인공지능(AI)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재설계하며 전통적인 기업 데이터 처리 방식에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회사는 최근 공개한 오라클 AI 데이터베이스 26ai를 통해, AI 기능을 트랜잭션 처리부터 개발 환경, 데이터 거버넌스에 이르기까지 데이터 스택 전반에 심층적으로 통합했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AI를 데이터베이스의 구조적 핵심으로 편입시킨 근본적인 변화다. 후안 루아이자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기술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단순한 패치가 아니라 새롭게 설계된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AI가 단독 기술이 아닌 데이터 처리의 표준이 되는 미래를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오라클은 AI 벡터, 대형 언어모델(LLM) 통합, 자동화된 검색 확장 기반 생성(RAG) 기능을 데이터베이스 내부에 직접 삽입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별도의 벡터 DB나 AI 도구 없이도 의미 기반 검색, 유사 정보 추출, AI 쿼리 실행이 가능하다. SQL 한 줄만으로도 데이터 전반을 지능적으로 탐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루아이자는 “AI가 데이터 내부에 내장되면 모든 것이 훨씬 간단해지고 활용 장벽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플랫폼은 관계형, 공간, 문서, 그래프, IoT, 블록체인, 스트리밍 등 다양한 데이터 형식을 단일 AI 모델로 아우른다는 점에서 경쟁사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이로써 기업은 복잡하게 여러 AI 툴을 관리할 필요 없이, 하나의 통합된 아키텍처로 모든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보안 측면에서도 핵심 개선이 이뤄졌다. 생성형 AI가 애플리케이션 코드를 자동 생성하게 되는 상황에서, 데이터 접근 제어와 개인정보 보호는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오라클은 AI가 접근하는 데이터 범위를 사전 정의하고, 해당 제한을 데이터베이스 영역 내에서 직접 구현했다. 루아이자는 “사용자가 볼 수 있는 데이터만 AI도 볼 수 있다”며 “데이터 무결성과 보안 규정 준수를 AI 위가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수준에서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번 26ai 버전은 오라클 23AI를 사용하는 기존 고객에게는 분기별 패치를 통해 자동 적용될 예정이다. 루아이자는 “마이그레이션 과정이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며 “기존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26ai 환경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라클의 결정은 기업 데이터 처리의 AI 전환이 단순 유행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 효율성과 보안, 개발속도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26ai는 AI 시대의 차세대 데이터베이스로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