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자동화 플랫폼 커서(Cursor)가 최근 시리즈 D 투자 라운드를 통해 23억 달러(약 3조 3,120억 원)를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커서의 기업 가치는 사후 가치 기준으로 293억 달러(약 42조 1,920억 원)까지 치솟으며, 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커서는 202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이후 불과 3년 만에 300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한 기술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했다. 연환산 기준으로 연간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넘어섰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높은 평가를 견인한 주요 요인이다. 앞서 모회사 애니스피어(Anysphere)가 확보한 기업 가치에 비해 무려 세 배 이상 증가한 점은, 향후 시장 지배력을 예상케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액셀(Accel),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DST 글로벌,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에 더해 엔비디아(Nvidia), 구글(GOOGL), 코튜 매니지먼트(Coatue) 등이 새롭게 참여했다. 특히 엔비디아와 구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참여는, 커서의 기술력이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연계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커서 외에도 AI 코딩 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는 여전하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 기반 개발 플랫폼 ‘데빈(Devin)’으로 잘 알려진 커그니션(Cognition)은 지난 9월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가 주도한 시리즈 C 라운드에서 4억 달러(약 5,76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102억 달러(약 14조 6,880억 원)로 끌어올렸다. 이 회사는 최근 AI 코드 자동화 스타트업 윈드서프(Windsurf)를 M&A하는 등 외연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주목 기업 리플릿(Replit)은 앱 개발 자동화를 주제로 한 플랫폼으로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의 시리즈 C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스웨덴의 러버블(Lovable) 역시 AI 기반 앱·웹 개발 기술로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확보했다. 이처럼 일련의 주목받는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AI 자동화 기술을 접목하며,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에 근본적인 변화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투자 열기와 별개로 M&A 시장에서도 여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커서의 경우 오픈AI(OpenAI)가 지난 해 인수 의사를 검토했으나, 협상이 최종 결렬된 바 있다. 그 외에도 애니스피어는 코알라(Koala), 슈퍼메이븐(Supermaven) 등 유망한 초기 AI 스타트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고, 커그니션 역시 주요 인수 건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외형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장 소식은 아직 없지만, 업계는 성장 궤도를 고려했을 때 향후 1~2년 내 IPO 레이스가 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대형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AI 코딩 산업이 향후 하드웨어 중심 AI 시장 이상의 파급력을 가질 것이란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AI 기반 자동화 개발 플랫폼이 테크 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과 시장의 이목이 커서 이후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