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초기 기술 개발을 직접 부담하기보다 민간 자본으로 성숙한 상업 기술을 구매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기술 분야에는 인공지능(AI), 양자정보과학, 첨단 네트워크 등이 포함됐다.
저스틴 파넬리(Justin Fanelli) 미 해군 CTO는 관련 내용을 테크크런치(TechCrunch)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파넬리는 초기 기업이 민간 자본으로 제품을 성숙시키면 해군이 이후 해당 기술을 구매하는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넬리는 해군이 주로 시리즈 D~F 단계 기업에서 기술을 구매한다고 밝혔다. 시드부터 시리즈 B까지의 초기 자금 공급은 상업 투자자가 맡고, 해군은 검증이 진행된 기술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해군의 직접 지분투자는 여전히 드문 방식으로 설명됐다.
미 해군은 9월 14일 보잉($BA)에 무인 공중급유기 MQ-25A 스팅레이 저율초도생산 1차분과 2차분 장기납기 부품을 포함해 5억6200만달러 계약을 수여했다. 1차분 3대의 초기 인도는 2029년 시작될 예정이다.
MQ-25A는 항공모함에서 운용되는 무인 공중급유기다. 주임무는 항공모함 전투비행단에 공중급유를 제공해 유인 전투기의 작전 반경을 늘리는 것이다. 미 해군은 이 사업을 유·무인 항공작전 통합의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다.
◇ 우선 기술과 진입 경로
미 해군 Portfolio Acquisition Executive Mission Systems가 8월 26일 공개한 자료에는 ‘Applied AI & Cognitive Computing’, ‘Quantum Information Science’, ‘Advanced Networking & Data Transport’, ‘Electromagnetic Spectrum Operations’, ‘Digital Engineering & Interoperability’가 우선 기술로 적혔다.
이 자료는 특정 기업이나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 약속이 아니다. 우선순위는 향후 바뀔 수 있다고 명시됐으며, APFIT·상업 솔루션 제공·기타거래협정(OTA)·SBIR·벤처캐피털 등 기술기업의 진입 경로도 함께 제시됐다.
파넬리는 기존 국방 조달의 긴 의사결정 구조와 예산 단절이 상업 기술 도입의 장애물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더라도 기존 예산 항목을 대체하거나 중단하지 못하면 1~2년 안에 사업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파넬리가 언급한 해군의 연간 지출 규모는 약 1500억달러다. 다만 이 수치는 인터뷰 발언으로, 직접 지분투자 예산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 실제 도입 사례
Armada는 2025년 2월 이동형 데이터센터 ‘Galleon’을 미 해군 NIWC Atlantic에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해군은 이를 네트워크 관리·지휘통제·엣지 컴퓨팅 시험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Gecko Robotics는 2026년 3월 미 해군 및 미국총무청과 5년, 상한 71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초기 대상은 미국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 18척이며, 초기 계약 규모는 최대 5400만달러로 제시됐다.
Armada와 Gecko Robotics의 발표는 해군이 상업용 데이터센터·엣지 컴퓨팅·로봇 기술을 실제 업무에 연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들 사례가 해군의 모든 우선 기술 분야에 대한 자금 지원이나 추가 대형 계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J2 Ventures는 2026년 파넬리와의 비공개 대화 행사를 개최했다고 링크드인에 게시했다. 게시물만으로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나 수주는 확인되지 않는다.
Gecko Robotics는 AI와 로봇을 활용해 해군 함정·잠수함 유지보수 지연을 줄이고 함대 가동률을 높이는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최대 80% 함대 가동률’은 해군 전체의 공식 달성 결과가 아니라 회사 발표에 포함된 목표 수치다.
이번 우선 기술 목록에는 양자정보과학이 포함됐지만, 공개자료에서 블록체인이나 가상자산 사업과의 직접 연결은 확인되지 않았다. 반도체 기업, 칩 구매 또는 공급계약과의 직접 연결도 제시되지 않았다.
MQ-25A 계약 역시 민간 벤처투자 모델이 아니라 미 해군의 실제 조달 계약이다. 현재 확인된 일정상 1차분 3대의 초기 인도는 2029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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