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최근의 급박한 정세를 단순히 '독재 타도'나 '마약 소탕'이라는 헐리우드식 권선징악의 프레임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는 순진한 발상일 수 있다. 물론, 전광석화와 같은 군사 작전은 대중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최고 통수권자의 지지율에 순풍을 불어넣는 정치적 광학(optics) 효과를 낸다. 1980년 지미 카터의 이란 인질 구출 작전 실패가 재선 실패로 이어졌던 것과는 정반대의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의 늪을 건너 '냉혹한 수학'이 지배하는 리얼폴리틱의 세계로 들어서면, 우리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사태의 본질에는 정의 구현보다 훨씬 원초적이고 수학적인 동기, 바로 '달러(USD) 패권'과 '미 국채(UST)', 그리고 '석유'와 '금'이 얽히고설킨 고차방정식이 자리 잡고 있다.
◇ 무너지는 패권의 공식: 부채와 신뢰의 위기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선 과거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1971년 닉슨 쇼크(금 태환 정지) 이후, 미국은 천문학적인 부채 팽창의 길을 걸어왔다. 1971년 당시 2,500억 달러에 불과했던 미국의 국가 부채는 2026년 현재 38조 달러라는 기형적인 수준으로 폭증했다.
이 과정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찍어낸 수조 달러의 유동성은 화폐 가치를 희석시켰다. 1971년 이후 금 대비 달러의 구매력이 99% 폭락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는 객관적 지표다. 빚으로 쌓아 올린 성은 필연적으로 신뢰의 위기를 부른다.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단행된 달러의 무기화는 전 세계,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달러도 안전하지 않다"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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