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사칭 등 암호화폐 범죄 피해액 4조 넘어…각별히 주의해야

미 검찰이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소행을 지적하며 공소를 제기한 바, 국내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범죄가 잇따르면서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우려되고 있다.

2021년 10월 20일 대구경찰청은 도박 공간 개설 등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42명을 검거하고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일당은 A씨 등 도박사이트 운영·관리자 5명, 전국 14개 파 조직폭력배 21명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2020년 2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암호화폐 거래소를 가장한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회원 3만 7000여 명을 모집했다. 특히 암호화폐 시세 등락을 예측해 베팅하게 하는 방법으로 500억 원 규모의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도박에 사용된 금융 계좌 거래 내용·IP 등을 분석해 도박사이트 운영진을 검거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예금, 암호화폐, 외제차, 오피스텔 보증금 등 범죄수익금을 추적해 19억 1200만 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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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북에서도 180억 원 규모 도박장을 연 총책 등 17명이 도박 등의 혐의로 붙잡혀 경찰이 12억 원의 재산을 환수조치한 바 있다. 2021년 9월에는 암호화폐를 이용해 총 2억 5000만 원 상당의 마약을 거래한 일당 4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암호화폐를 이용한 유사수신, 사기, 해킹 등의 범죄 단속사례를 10가지로 정리해 공개하기도 했다.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 마약 유통 등 암호화폐를 이용한 지능형 범죄 행위가 확산하며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 불신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암호화폐 관련 범죄가 증가하면서 범죄로 인한 피해 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액은 약 4조 756억 원이다. 몰수·추징된 금액은 2751억 원 정도로 전체 금액의 14%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후 대응뿐 아니라 피해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FX 마진거래나 선물거래, 암호화폐 등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말로 회원을 모집해 불법 사설도박에 끌어들이는 수법이 나타난다"며 "큰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많으니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능형 신종 암호화폐 범죄에 대해 미연방수사국(FBI) 고위 간부로 23년간 금융 부문 범죄 수사를 담당한 거바이스 그리그(Gurvais Grigg) 채이널리시스 공공 부문 CTO는 "범죄자들은 자금세탁, 금융사기, 테러 등에 암호화폐를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에 대한 올바른 인사이트를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와 관련 업계는 새로운 형태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암호화폐의 투명성을 이용한 특화된 수사 도구 사용을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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