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인공지능 도입이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운영 단계로 옮겨가면서, 핵심 과제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는 어떤 모델을 쓰느냐보다 조직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 보안 체계, 책임 구조를 어떻게 AI에 연결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시릴 벨리코프는 최근 ‘핀옵스 X 2026’에서 기업 AI의 지속 가능한 확산을 위해서는 ‘인텔리전스 레이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직의 문서, 회의, 구조화된 데이터, 업무 프로세스, 조직 체계 등 기업 내부의 맥락을 하나의 계층으로 통합해야 AI 에이전트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IQ’ 구축 전면에
벨리코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해법은 ‘마이크로소프트 IQ’다. 이는 개별 AI 에이전트를 매번 다시 학습시키는 대신, 기업 전체의 데이터와 워크플로, 축적된 지식을 하나의 통합된 지능 계층으로 묶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기업마다 고유한 ‘회사 IQ’를 만들어 여러 AI 서비스가 같은 맥락을 공유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데이터가 정리되지 않으면 결과도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AI 에이전트가 늘어나더라도 기초 데이터가 정제되지 않고 연결돼 있지 않다면 기대한 생산성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기업 AI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생성형 AI 도입 자체보다 데이터 품질과 연결 구조가 더 중요한 병목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AI 확산 속 ‘거버넌스’가 새 표준으로 부상
이번 행사에서 함께 부각된 또 다른 키워드는 ‘거버넌스’다. 기업들이 AI를 전사적으로 확대할수록 비용 통제, 민감 정보 보호, 결과에 대한 책임성 확보가 동시에 요구되기 때문이다. 벨리코프는 과거 셰어포인트가 무분별하게 확장되며 관리 문제가 불거졌던 사례를 언급하며, 구조화된 데이터·AI 플랫폼 없이 개발이 진행되면 민감한 정보가 의도치 않게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깃허브 코파일럿 안에 모델 선택, 콘텐츠 안전성, 보안 통제 기능을 직접 넣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자가 별도의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일상적인 작업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가드레일’을 적용받게 하려는 전략이다. 회사는 또 ‘에이전트 365’를 통해 AI 에이전트도 사람 직원처럼 등록, 모니터링, 권한 관리, 책임 추적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투자, 이제는 인프라 규율이 성과 가른다
이번 핀옵스 X 2026가 보여준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업 AI는 더 이상 화려한 시연이나 개별 모델 성능 경쟁만으로는 차별화되기 어렵다. 토큰 비용, 데이터 준비도, 보안 정책, 운영 통제 체계가 함께 맞물려야 비로소 장기적인 가치를 만들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
결국 기업이 원하는 것은 일회성 자동화가 아니라 오랜 기간 일관되게 작동하는 ‘조직형 AI’에 가깝다. 이런 점에서 인텔리전스 레이어와 거버넌스 체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AI 도입 경쟁이 다음 국면으로 접어들수록, 시장의 관심도 ‘어떤 모델인가’에서 ‘얼마나 잘 통제되고 연결돼 있는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