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도지코인(DOGE)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 첫 시간 만에 약 600만 달러(약 83억 4,000만 원)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ETF 출범은 도지코인이 단순한 밈코인에서 주요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는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렉스-오스프리 DOGE ETF'의 거래량은 암호화폐 업계의 예측을 크게 웃돌았다. 블룸버그의 ETF 전문 분석가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첫 거래일 전체 거래량이 250만 달러(약 34억 8,000만 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단 1시간 만에 이를 두 배 이상 초과했다. 이는 기존 암호화폐 ETF들이 첫날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 이하의 거래량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성과다.

도지코인 가격 역시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ETF 출시 이후 몇 시간 만에 약 10% 상승해, 투자자들의 가격 상승 기대감을 자극했다. 이와 같은 초기 성과는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며,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TF 출범 성공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추가적인 도지코인 ETF 승인 여부를 두고 관심의 중심에 섰다. 현재 그레이스케일와 비트와이즈가 각각 제출한 도지코인 ETF 신청이 심사 중이며, SEC의 최종 결정은 오는 10월 17일로 예정돼 있다. 첫 ETF의 성공이 이들 신규 상품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미국 금융 시장 내에서 도지코인이 점점 제도권에 편입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기관 및 대형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도지코인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넘어 구조적인 수요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위치에 놓였다.

도지코인은 오랫동안 '밈(meme)' 중심의 자산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처럼 ETF라는 제도권 금융 수단을 통해 입지를 넓히며 보다 광범위한 자본 유입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ETF 출시가 단순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암호화폐 전반의 ETF 시장 검토와 규제 완화 흐름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