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약세 신호를 짙게 내비치는 가운데, 도지코인(DOGE),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의 가격 흐름이 투자자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도지코인은 ‘데스 크로스(Death Cross)’가 공식 확인되며 기술적 추세 전환의 경고를 마주했고, 비트코인은 5억 달러(약 6,750억 원) 규모의 매도벽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급락 이후 주요 지지선에서 가까스로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도지코인은 최근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스 크로스를 형성하며 본격적인 약세 전환 신호를 띄웠다. 이는 과거 주요 암호화폐에서 장기 하락장으로 이어졌던 전조로 해석되는 차트 패턴이다. 현재 도지코인은 약 0.16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연초 고점인 0.30달러 이상에서 큰 폭 하락한 상태다. 주요 지지선인 0.18달러가 무너지면서 다음 하방 지지 구간은 0.14~0.15달러로 예상된다. 시장 전반의 유동성 부족과 매입세 위축도 가격 반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시장심리 측정 지표인 RSI(상대강도지수)가 39 수준으로 가까워지며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지만, 아직 ‘투매’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 하락 여지도 존재한다. 기술적 하락 징후와 더불어 단기 트레이더들의 매도 신호 인식이 더해져, 도지코인은 당분간 하락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약 100,000달러(약 1억 3,500만 원) 부근의 핵심 심리적 지지선에서 흔들리는 형국이다. 더 큰 문제는 5억 달러 규모의 매도 주문이 주요 거래소에 집중되며 ‘매도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90,000~100,000달러 사이에서 매수했던 대형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이 상승 전환을 이루려면 이 매도벽을 뚫고 108,000달러(약 1억 4,580만 원)를 회복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트코인의 200일 이동평균선이 처음으로 하향 돌파됐고, 단기 및 중기 평균선도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강세 추세의 종식이 기술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RSI가 32.7에 도달하며 과매도 상태에 가깝지만, 매도세가 강한 현재 흐름에서 반등이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지지선인 98,000달러(약 1억 3,230만 원)와 92,000달러(약 1억 2,420만 원)가 재차 테스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급락세를 보였던 이더리움은 3,000달러(약 405만 원) 지점에서 일단 바닥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3,600달러(약 486만 원) 이하로 하락한 후 매도세가 다소 진정되며 이 핵심 지지선에서 매수세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이더리움 가격은 50일 및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 머물고 있으며, 두 지표 모두 하향 전환된 상태다.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약세 흐름 속에 있다.
현재 이더리움의 RSI는 30.6으로 극단적인 과매도 국면에 있으며, 이 구간에서는 종종 단기 반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가격이 3,800~4,000달러(약 513만~540만 원)대 이상을 회복할 경우 매수세가 재유입될 수 있지만, 이 마저도 200일 이동평균 돌파 실패 시 다시 2,800달러(약 378만 원) 이하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등 여부는 3,000달러 선이 지켜지느냐에 달려 있다.
이처럼 도지코인의 데스 크로스, 비트코인의 매도벽 공방, 이더리움의 힘겨운 안정 국면이 맞물리며 크립토 시장은 향후 수 주 동안 극도로 민감한 장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유의미한 회복을 위해선 뚜렷한 수급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