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하락장 속에서 약 1조 3,700억 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한 가운데, 전설적인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가 시장 반전의 단서를 제시했다.
브랜트는 최근 X(옛 트위터)에서 “언제 회복이 시작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진성 투자자들조차 손을 털고 암호화폐를 포기하는 ‘항복(capitulation)’이 일어날 때 시장이 바닥을 찍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죽어도 청산하지 않겠다고 말하던 투자자들이 결국 포기하며 ‘다신 이 자산을 듣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를 ‘도자기 제단에서의 예배(Worshiping at the porcelain altar)’에 빗대 표현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화장실 변기 앞에서 자책하고 후회하는 상황을 묘사한 직설적 은유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약세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다. 미국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비트코인은 약 91,000달러(약 1억 3,747만 원) 선까지 밀리며 연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 24시간 동안만 해도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약 10억 3,000만 달러(약 1조 3,747억 원)의 포지션이 청산됐고, 이 중 약 7억 2,652만 달러(약 9,528억 원)가 ‘롱’ 포지션이었다고 코인글래스는 밝혔다.
브랜트가 언급한 항복은 일반적으로 매도세가 절정에 달한 시점에서 나타난다. 많은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우려해 자산을 처분하면서 가격 하락을 가속화시키고, 결국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강한 투자자들만 시장에 남게 된다. 이는 보통 저점을 형성한 뒤 매수세가 되살아나는 전환점으로 작용해왔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현재 가격 구간에서 지난 155일 이내에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 중 약 99%가 손실 구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바닥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하며, 브랜트의 분석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이번 하락이 단기 반등의 전조인지, 아니면 추가 폭락의 신호인지 예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브랜트의 언급처럼 투자자 심리가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이 오히려 회복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장이 최종 항복의 신호를 보일지, 업계는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