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셜제도가 국민들에게 디지털 자산 형태로 국민배당제(UBI)를 제공하는 실험에 나섰다. 이는 자국 정부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하며, 실질적인 디지털 복지 제도의 첫 걸음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마셜제도 정부는 최근 디지털 지갑 ‘로말로(Lomalo)’를 공식 출시하고,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M1’을 통해 국민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첫 지급은 11월 말 이뤄지며, 수령 방식은 디지털 지갑, 수표, 또는 계좌이체 중 선택 가능하다.
마셜제도 재무장관 데이비드 폴은 “보편적 디지털 지급 수단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금융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통적 배급 방식과 병행함으로써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재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UBI 수혜자로 등록된 국민만 로말로 지갑을 개설할 수 있으며, 향후 로말로 사용자 간 자금 이전 기능도 제공될 예정이다. 이는 피지, 팔라우 등 인근 섬나라들이 시도했던 유사한 디지털 통화 프로젝트들과 유사한 행보다.
다만 이번 디지털 지갑 출시와 스테이블코인 활용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도 따랐다. IMF는 지난해 마셜제도가 과거 추진하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SOV’를 재고하라고 권고한 데 이어, 이번 UBI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IMF는 “검증되지 않은 USDM1 사용은 거시 재정과 금융 건전성에 심각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며,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배당책보다는 더 ‘선별적인 대상 중심 복지’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마셜제도가 2022년부터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을 법인격으로 인정하면서 디지털화 전환을 가속화해온 점 역시 IMF는 우려했다. 아직 제도적 기반이 취약한 가운데, 지나치게 빠른 디지털 도입은 오히려 금융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마셜제도의 UBI 정책은 실험적인 디지털 금융 복지의 사례로 평가받는다. 다만 외부 기관의 경고처럼, 기술 적용의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사회적 수용성과 제도적 완결성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