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웹3블록체인협회(KWBA)와 한국인공지능협회는 11월 17일 드림플러스 강남 이벤트홀에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융합 기술이 가져올 산업 생태계의 변화와 미래 방향성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신뢰 기반 기술(블록체인)과 지능 기반 기술(AI)이 결합하며 만들어지는 새로운 데이터 구조와 경제 모델을 다각도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는 문경미 더컴퍼니즈 대표(협회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현철 한국인공지능협회 회장과 조원희 한국웹3블록체인협회 회장의 개회사와 환영사로 막을 열었다. 양 협회는 "AI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결국 ‘신뢰’이며, 블록체인이 이를 구현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공동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윤석빈 트러스트커넥터 대표(협회 부회장)는 "우리는 Software 3.0 시대에 진입했다"며 대형언어모델(LLM)을 운영체제로, 프롬프트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바라보는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는 플랫폼 경제에서 AI 에이전트가 자율 상거래를 수행하는 AEA(Autonomous Economic Agents) 기반 ‘AI 에이전트 경제’로의 전환을 강조하며, “AI-native 시대는 기존 경제와 조직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Web3 네이티브가 내재 되어 있다고 강조 했다.

이어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한국웹3블록체인협회 회원사)은 ‘cGTAI(controllable Global Trust AI)’ 개념을 소개하며 탈중앙 네트워크에서 신뢰 가능한 AI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정책적 접근을 제시했다. 그는 “AI의 투명성과 통제 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산업적 활용은 한계에 봉착한다”며 “블록체인 기반 감사 체계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기술적 개념을 넘어 다양한 산업의 구체 사례로 논의의 중심을 확장했다.
먼저, 세션 3에서는 김근재 바이스벌사 대표가 패션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Web3 커머스 모델을 발표하며, “AI 에이전트가 직접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션 4에서는 윤일하 밝은랩스 대표가 서울대학교병원의 탈중앙 연합학습 사례를 소개하며, “의료 분야는 데이터 이동 자체가 어려운 만큼 연합학습이 필수적이며, 병원 간 협력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술적인 완성도에 대한 비전도 제시 했다.

또한 세션 5에서는 최규진 리걸프로텍 대표가 리걸테크 분야의 AI·블록체인 융합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법률 문서 자동화 도구는 AI가 60%, 변호사가 40%를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블록체인이 문서의 출처와 무결성을 보증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세션 6에서는 정승경 한국인공지능협회 데이터·작업물등록센터장이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의 신뢰성과 보안 확보가 AI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며 AI 학습 데이터의 등록·검증과 블록체인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구체 사례로 소개했다.

패널 토의 시간에는 조원희 회장이 좌장을 맡고 전 세션 발표자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AI와 블록체인의 교차점에서의 산업 혁신, 기술·규제 환경, 개인정보 보호, 글로벌 거버넌스 방향 등을 폭넓게 다뤘다. 특히 Web3와 생성형 AI가 결합하는 신경제 모델, AI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의 부상, 기업·공공기관의 데이터 활용 정책, 산업별 실증·확산 전략 등이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From Trust to Intelligence’ 세미나 종료 후 한국웹3블록체인협회와 한국인공지능협회 주요 관계자 및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이날 세미나에서는 AI가 직면한 ‘블랙박스 문제’, 데이터 편향, 대규모 플랫폼의 데이터 독점, 프라이버시 침해 등 구조적 문제를 블록체인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발표자들은 “AI의 폭발적 확산 속에서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블록체인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세미나는 법무법인 디엘지가 후원했다. 양 협회는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은 기술적 조합을 넘어 새로운 디지털 경제 질서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데이터 주권, 투명성, 탈중앙화 철학을 기반으로 더 신뢰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