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윈도우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자동화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세대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agentic enterprise)’ 전략을 본격화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이그나이트(Ignite) 2025’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플랫폼에 새로운 AI 에이전트 활용 기능들과 함께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을 정식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MCP는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 및 도구들과 AI 에이전트 간의 연결을 안전하고 유기적으로 만들어주는 표준 프레임워크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윈도우 내부에서 각종 업무용 앱을 에이전트 커넥터를 통해 등록하고, 다양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실질적 작동 토대”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공개된 커넥터는 파일 탐색기용과 윈도우 설정용 두 가지다. 전자는 자연어 검색을 포함해 파일 열람, 작성, 편집 작업이 가능하며, 후자는 네트워크 설정 변경과 같은 시스템 조정도 담당할 수 있다.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을 위한 ‘에이전트 워크스페이스’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기능은 현재 프라이빗 프리뷰 단계로, 사용자가 정의한 보안 정책 내에서 AI 에이전트가 사람처럼 소프트웨어와 상호작용하도록 지원한다. 사용자와 에이전트는 병렬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며, MCP를 통한 모든 데이터 흐름은 이 공간 안에서 통제된다.

실행 접근성 면에서도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윈도우 작업 표시줄에 ‘Ask Copilot’ 아이콘을 고정하여 언제든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AI와 제3자 에이전트를 호출해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파반 다부루리(Pavan Davuluri)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및 디바이스 부문 사장은 “Ask Copilot은 윈도우가 다양한 AI 에이전트의 운영 허브가 되기 위한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사용자 편의성을 위한 보다 직관적인 기능도 대거 도입됐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과 연동된 클릭 투 두(Click to Do)를 통해 이미지나 텍스트 파일을 열람 중인 상태에서 AI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며, 파일 탐색기에서는 특정 파일에 대한 인사이트를 곧바로 제공받을 수 있다. 커서를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파일 내용을 요약해주는 AI 미리보기 기능도 탑재됐다.

윈도우 검색 기능도 AI 기반으로 강화됐다. 사용자가 '지난주 회의 노트'나 특정 제품의 '최신 매출 보고서' 등 자연어로 입력하면 관련 파일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AI 글쓰기 도우미도 코파일럿+ PC에서 제공되며, ‘헤이 코파일럿(Hey Copilot)’ 음성 호출 기능도 새롭게 추가돼 핸즈프리 활용도 확대됐다.

이번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를 단순한 운영체제에서 벗어나, 지능형 업무 중심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MCP와 AI 커넥터, 전용 워크스페이스 등은 기업 고객의 자동화 수요를 본격적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를 새로운 AI 에이전트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