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 테크 자이언트 CDS 대거 매도…AI 투자에 신용위험 경고등

연합뉴스

2025.11.18 (화) 15:25

사바 캐피털이 AI 인프라 투자에 나선 대형 IT기업들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를 매도하며 시장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부채 증가 속 CDS 스프레드도 상승하며 기술주의 재무건전성 우려가 부각됐다.

사바, 테크 자이언트 CDS 대거 매도…AI 투자에 신용위험 경고등 / 연합뉴스

미국의 대표적 헤지펀드인 사바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최근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부도스와프(CDS) 상품을 은행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해당 기업들의 부채 증가와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신용 우려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움직임으로, 금융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사바는 최근 몇 달 사이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의 모회사), 아마존,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등의 CDS 상품을 만들어 금융기관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CDS는 채권 등 금융상품이 부실해질 경우를 대비해 미래의 손실을 보호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오를수록 해당 기업의 부도 위험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사바의 이런 투자 전략은 주요 테크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를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가운데 나왔다. 오라클은 지난 9월 이후 약 180억 달러(약 26조 원), 메타는 300억 달러(약 44조 원), 알파벳은 250억 달러(약 37조 원), 아마존은 120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는 등, 이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클라우드 인프라 운영 업체) 중심으로 외부 자금 의존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실제로 CDS 시장에서도 신용위험 상승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오라클의 5년 만기 CDS 스프레드는 지난주 105bp(1bp는 0.01%포인트)를 넘어서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각각 38bp, 마이크로소프트는 34bp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메타 역시 비슷한 수준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여전히 일부 다른 업종의 투자급 기업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테크기업에 대한 시장 심리가 다소 경계적으로 돌아왔다는 방증이다.

시장에서는 사바의 행동을 단순한 투자 포지셔닝을 넘어 대형 기술주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사바의 창립자인 보애즈 와인스타인은 2012년 JP모건의 파생상품 실패에 반대 포지션을 취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유명해진 인물로, 그의 투자 방향은 종종 시장 전반의 위험을 조명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이번 CDS 거래와 같은 움직임은 기술기업의 공세적인 지출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 속에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이러한 CDS 투자가 더 확대될 경우, 테크기업에 대한 신용 리스크 분석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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