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는 플랫폼 ‘레든(Ledn)’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는 개인과 기업이 비트코인(BTC)을 매도하지 않고도 유동성과 신용을 얻을 수 있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레든은 2018년 설립된 이후,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의 사용자에게 커스터디(자산 보관), 리스크 관리, 청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총 3억 9,200만 달러(약 3,920억 원)의 비트코인 담보 대출을 실행한 바 있다.
레든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애덤 리즈는 “비트코인 기반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급증할 것”이라며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테더의 투자금액은 비공개로 남아 있다.
이번 발표는 테더가 최근 독일 로보틱스 스타트업 ‘노이라(Neura)’에 대해 최대 11억 5,000만 달러(약 1조 1,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 직후 나왔다. 테더는 점점 더 다양한 분야로 영향력을 확장하며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생태계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지난 수년간 침체기를 겪었던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 담보 대출 시장이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이는 2022년 7월 중앙화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어스(Celsius)의 붕괴 이후 처음 감지되는 복귀 조짐이다.
올해 5월에는 월스트리트 브로커리지 기업 캔터 피츠제럴드가 메이플파이낸스(Maple Finance), 팔콘X(FalconX)와 손잡고 첫 비트코인 담보 대출 거래를 완료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호주의 핀테크 스타트업 블록어너(Block Earner)가 비트코인으로 담보를 설정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주택 가격 급등으로 내집 마련이 어려워진 호주 시장에서 디지털 자산을 새로운 신용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테더의 투자는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대출 시장의 회복세와 함께, 투자자들이 기존 금융 시스템 외의 신뢰 가능한 유동성 공급처를 새롭게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 그 이상으로, 실질적인 금융 상품 기반 자산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