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7개월 만에 처음으로 9만 달러(약 1억 2,000만 원) 아래로 하락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단순한 조정이 아닌 보다 깊은 ‘약세 신호’라고 경고하고 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온체인(블록체인 기반) 지표 가운데 세 가지 핵심 수치가 ‘심각한 불균형’ 상태를 보이며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먼저, 바이낸스 거래소의 평균 비트코인 입금량이 0.9를 넘어섰다. 이는 역사적으로 높은 매도 의향이 있는 구간으로 분류되며, 가격 하락 전조로 해석되는 지표다.

두 번째 신호는 바이낸스에 예치된 비트코인 보유량이 58만 개를 돌파한 점이다. 온체인 분석가 CoinDream은 “대량의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유입되면 잠재적인 매도 압력이 누적된다는 의미”라며 “이 흐름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시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로, 전일 하루 동안 5,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순유입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는 비트코인이 처음 11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 아래로 주저앉았을 당시보다도 큰 압박이라는 평가다.

CoinDream은 “현재 온체인 데이터 상으로는 강력한 매수세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진정한 저점은 신규 수요가 대거 유입될 때 형성되는데, 그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의 약세 흐름은 전체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하락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BTC는 9만 700달러(약 1억 2,090만 원)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하루 사이 5.4%, 일주일 기준 14% 가까이 하락했다. 이번 조정은 전체 시장에서 약 1.1조 달러(약 1,100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사태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구조적 리셋’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술적 지표들도 비트코인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중이다. 주간 50일 지수이동평균선(EMA)을 하향 돌파하며 상승 추세의 핵심 지지선이 무너졌고, 기관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 크립토퀀트 최고경영자 기영주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9개월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현물 ETF에서는 지속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일부 분석가들은 단기 반등 가능성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분석 플랫폼 NovAnalytica는 매도세의 강도가 다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정 구간에서는 대형 매수자들의 진입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대응을 당부하고 있으며, 반등보다는 추가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침체 흐름을 벗어나기 위해선 거래소 유입량 감소나 강도 높은 매수세 유입 같은 명확한 반전 신호가 필요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