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다시 9만 달러(약 1억 2,000만 원) 아래로 내려가며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단기 보유자들의 손실이 심화되고 있지만, 고래와 장기 보유자들의 매수세는 더욱 강해지고 있어 바닥에 근접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는 최근 비트코인의 실현 손실률(realized loss)이 -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표는 보유자가 코인을 매도할 때 평균적으로 얼마만큼의 손실을 보았는지를 측정하며, 과거 사례에선 이 값이 -12%를 밑돌면 반등이 시작되는 경향이 있었다. 실제로 2023년과 2024년에도 이같은 하락 후 회복세가 나타난 바 있다.

비트코인은 현재 약 9만 1,500달러(약 1억 2,000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실현 가격(realized price)은 11만 4,000달러(약 1억 4,000만 원) 수준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의 상당수가 손실 상태에서 매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가격이 최저점 근처로 떨어지자 오히려 장기 투자자들과 고래들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 데이터에 따르면 일정 기간 동안 움직이지 않는 지갑들의 수요는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고, 이는 하락장 속에서도 지속적인 누적 매입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엘살바도르 정부도 이날 1,000 BTC 이상을 추가 매입하며 총 보유량을 약 7,500 BTC로 확대했다. 비트코인 오피스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매입 금액이 1억 달러(약 1,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엘살바도르 정부 역사상 최대 단일 매입 기록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과거 주요 지지선이었던 9만~9만 3,000달러(약 1억 2,000만~1억 2,400만 원) 구간에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 분석가 렉트 캐피탈은 이 영역이 유지된다면 추가 하락 없이 반등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가격은 한때 9만 1,000달러를 하회했다가 다시 9만 3,600달러까지 회복되며 매수세가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

트레이더 미카엘 반 데 포페는 시장의 저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주요 지표들이 바닥 근처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포와 탐욕 지수가 11로, 루나 폭락 당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시장 전반에 강한 패닉 심리가 퍼져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2017년과 2021년 각각 정점 이후 12개월 동안 최대 84%까지 하락한 바 있다. 만약 2025년 10월이 이번 상승장의 정점이었다면, 다음 저점은 2026년 10월 무렵 도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하락세가 추가적 저점을 향한 신호인지 혹은 반등 전 마지막 조정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축적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장기 보유자들의 활발한 매수 행보는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