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국제 공동 디지털 지급결제 실험인 ‘프로젝트 아고라’의 플랫폼 구축을 마무리하고, 이제 실제 거래를 가정한 테스트 단계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국가 간 송금과 결제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한층 구체화됐다.
한국은행은 27일 이 같은 계획을 밝히고, 그동안 진행된 공동 구축 과정에서 기관 간 글로벌 지급거래의 비효율성을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아고라는 국제결제은행(BIS)과 국제금융협회(IIF)가 주관하는 민관 협력 사업으로,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 토큰을 활용해 국가 간 자금 결제를 더 빠르고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여기서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일반 개인이 쓰는 전자지갑형 디지털화폐가 아니라, 중앙은행과 금융기관 사이의 결제에 쓰이는 디지털 자산을 뜻한다. 예금 토큰은 시중은행 예금을 디지털 형태로 토큰화한 개념이다. 이런 구조는 국가마다 다른 결제망과 복잡한 중개 절차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 해외송금 체계를 개선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사업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스위스, 멕시코 등 7개국 중앙은행과 40여 개 금융기관이 참여해왔고, 최근 캐나다 중앙은행도 새로 합류했다. 한국은행은 캐나다의 참여로 아고라 플랫폼의 글로벌 수용성이 높아지고, 프로젝트를 밀어붙일 동력도 더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참여 국가와 기관이 늘수록 실제 국제 결제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한국은행의 이번 참여는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차세대 국제금융 인프라 논의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는 행보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실거래 테스트에서 처리 속도, 비용 절감 효과, 제도적 호환성 등이 얼마나 입증되느냐에 따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활용한 국가 간 결제 체계의 상용화 논의도 한층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