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프가 페이팔(PYPL) 인수를 추진하며 결제·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약 530억 달러(약 79조1,720억 원) 규모의 제안은 단순 인수전을 넘어 디지털 결제 인프라 주도권 경쟁으로 해석된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는 사모펀드 어드벤트 인터내셔널과 함께 페이팔에 주당 60.50달러의 인수 제안을 전달했다. 이는 전일 종가 47.37달러 대비 약 28% 프리미엄을 반영한 수준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직후 페이팔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18% 이상 급등했다.
다만 페이팔은 현재까지 인수 협상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라이프, 페이팔, 어드벤트 측 모두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결제 시장
이번 인수 시도는 단순한 결제 기업 간 결합이 아니다. 스트라이프와 페이팔 모두 ‘스테이블코인’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기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페이팔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발행해 시장에 진입했다. 현재 시가총액 약 1억8,500만 달러(약 2,761억 원)로 전체 시장에서 8위 수준이다. 반면 테더의 USDT는 약 1,840억 달러 규모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스트라이프는 그동안 서클의 USDC를 결제 인프라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템포(Tempo)’를 구축하며 독립적인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오픈 USD’ 연합, 경쟁 구도 확대
스트라이프는 마스터카드, 비자, 블랙록과 함께 ‘오픈 USD’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개발하는 이 연합은 기존 USDC 중심 구조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팔까지 인수할 경우, 스트라이프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부터 결제 처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결제와 암호화폐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지는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이번 인수 제안은 단순 기업 확장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 주도권 경쟁의 핵심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협상 성사 여부에 따라 글로벌 결제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