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 3구역 상업시설에 문화와 금융 기능을 결합한 복합 공간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고급 주거단지의 경쟁 기준이 단순한 주거 성능을 넘어 생활 경험과 커뮤니티 가치로 옮겨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22일 현대카드와 협력해 압구정 3구역 상업시설에 이른바 문화 디스트릭트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구상은 상가를 단순한 소비 공간으로 두는 대신, 입주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 프로그램을 누리고 금융 서비스와 커뮤니티 활동까지 함께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건설사가 주거 공간을 짓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입주 이후의 생활 방식까지 상품화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최근 고급 주거시장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세계 주요 하이엔드 주거단지에서는 문화시설이 부가적인 편의시설이 아니라 단지의 상징성과 자산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는 추세다.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에 디지털 아트 뮤지엄과 갤러리 등을 함께 배치해 문화 중심 상권을 만든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건설도 이런 흐름을 반영해 압구정 3구역 상업시설 안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문화와 금융, 주민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그동안 북촌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이태원 언더스테이지 같은 문화공간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압구정 3구역에 맞는 전용 콘텐츠와 프리미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양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압구정 현대 입주민만을 위한 전용 신용카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카드는 일반적인 할인이나 적립 중심의 결제 수단이 아니라, 문화 프로그램 이용과 커뮤니티 시설 접근, 단지 내 상업시설 서비스, 프리미엄 컨시어지와 연계되는 주거 특화형 서비스로 확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상품이 주거 서비스의 일부로 결합하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협업을 공간의 완성도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입주 이후의 일상과 문화를 함께 설계하는 시도로 설명했다. 또한 이런 협력 모델을 앞으로 디에이치를 비롯한 주요 단지로 넓혀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건설사들이 브랜드 아파트의 차별화를 위해 문화, 금융, 서비스 기업과 손잡는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고급 주거시장에서 입지와 설계뿐 아니라 어떤 생활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분양 경쟁력과 자산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