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금융 인프라를 겨냥한 퍼블릭 네트워크 ‘캔톤’이 토큰화 자산과 동기화 결제의 핵심 레일로 부상하고 있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의 Jake Koch-Gallup는 최근 보고서에서 캔톤이 단일 글로벌 상태 복제 없이도 프라이버시를 유지한 채 다자간 금융 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Broadridge, DTCC, J.P.모건, HSBC, Visa 등 전통 금융권 채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캔톤 네트워크와 캔톤 코인(CC)은 기관용 결제·담보 이동·토큰화 국채 시장에서 실사용 기반을 넓히며 실물자산 토큰화(RWA) 인프라 경쟁의 전면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번 분석은 전통 금융 인프라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에서 출발한다. 현재 자본시장 거래는 커스터디 기관, 브로커, 청산소, 결제 시스템이 분절적으로 연결돼 있어 정산 지연과 대조 작업, 운영 리스크가 반복된다. 블록체인이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대부분의 퍼블릭 체인은 거래 데이터가 광범위하게 노출되고 단일 글로벌 원장을 전제로 해 규제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기밀성, 선택적 공개, 권한 통제 요건을 만족시키기 어려웠다. 반대로 프라이빗 체인은 통제력은 높지만 상호운용성이 떨어져 다시 사일로를 만들어낸다는 한계가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캔톤은 이 같은 양극단의 문제를 동시에 풀기 위해 설계된 네트워크다. 핵심은 ‘구성 가능한 프라이버시’와 ‘컴포저빌리티’다. 각 참여자는 자신에게 권한이 부여된 거래 일부만 확인할 수 있지만, 애플리케이션 간 거래는 원자적으로 실행된다. 다시 말해 정보를 전부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다수 기관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담보 이전, 자산 교환, 결제를 동시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의 Jake Koch-Gallup는 이를 두고 기관 금융이 요구하는 기밀성과 블록체인의 공유 인프라 효율성을 함께 충족하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기술적으로는 모든 노드가 전체 상태를 복제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캔톤의 밸리데이터는 자신이 호스팅하는 당사자와 연관된 계약 및 거래 정보만 저장한다. 거래 조정은 싱크로나이저가 담당하며, 데이터는 종단 간 암호화된 상태로 필요한 참여자에게만 전달된다. 이 구조를 통해 서브트랜잭션 단위의 프라이버시가 가능해지고, 브리지나 별도 레이어2 없이도 애플리케이션 간 상호운용성이 확보된다.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인 Daml도 권한과 가시성 규칙을 계약 단계에 직접 내장해 규제 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캔톤의 거래 처리 방식 역시 기존 체인과 다르다. 모든 거래를 네트워크 전체에 브로드캐스팅하는 대신 이해관계자만 검증에 참여한다. 이후 시퀀서가 일관된 순서를 부여하고, 미디에이터가 서명된 확인을 집계해 거래 확정을 조정한다. 이런 2단계 구조는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이중 사용이나 충돌을 방지한다. 보고서는 이를 기관 간 자산 스왑, 담보 이동, 지급-대-지급(PvP), 인도-대-지급(DvP) 같은 복합 금융 워크플로우에 적합한 메커니즘으로 봤다.
실제 채택 속도도 빠르다. 캔톤은 원래 디지털에셋(Digital Asset)이 개발한 인프라로, 2024년 7월 글로벌 싱크로나이저 메인넷과 함께 퍼블릭 네트워크 체제로 확장됐다. 이후 2025~2026년 사이 기관 참여가 급증했다. 2025년 8월에는 업계 최초의 실시간 온체인 미국 국채 금융 거래가 USDC를 활용해 완료됐고, 같은 해 11월 프랭클린템플턴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플랫폼 ‘벤지’를 캔톤 네트워크로 확장했다. 12월에는 DTCC가 미국 국채 토큰화 협력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6년 들어 J.P.모건의 Kinexys는 JPM 코인(JPMD) 통합 방침을 밝혔고, HSBC는 토큰화 예금 파일럿을 마쳤다. Visa는 슈퍼 밸리데이터로 참여했고, Broadridge와 Digital Asset은 HQLAX 확장을 위한 전략 투자도 단행했다.
특히 Broadridge의 사례는 캔톤의 기관 시장 적합성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근거로 제시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Broadridge의 DLR 플랫폼은 이미 캔톤 기반 인프라에서 월 8조 달러 이상 규모의 레포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 현재 이 활동 상당수는 프라이빗 싱크로나이저에서 이뤄져 캔톤 코인(CC) 수수료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향후 공유 퍼블릭 인프라로 일부가 이동할 경우 네트워크 경제성은 크게 강화될 수 있다. DTCC의 토큰화 국채 서비스와 JPMD 도입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토큰화 국채, 은행 예금, 스테이블코인, 담보 자산이 동일한 상호운용 레이어 위에서 연결되면, 캔톤 네트워크는 기관용 디지털 현금과 담보 이동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캔톤 코인(CC)의 역할도 뚜렷해지고 있다. CC는 거래 수수료 지불, 공유 인프라 운영 인센티브, 애플리케이션 참여 보상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수수료는 달러 기준으로 책정되며 온체인 환산율에 따라 CC로 납부된다. 일정 수준 이하의 코인 컨트랙트는 자동 소각된다. 이는 전통적인 지분증명 토큰과 달리 validator 중심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제공자와 사용자, 인프라 운영자까지 보상 범위를 넓힌 구조다. 초기 10년간 최대 1000억 CC가 발행될 수 있으나, 실제 유통은 적격 활동에 따른 민팅 시점에만 이뤄진다.
보고서는 이 토큰 모델을 ‘소각-민팅 균형’으로 설명한다. 네트워크 수수료가 달러 기준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CC 가격이 높아지면 동일 수수료를 충당하기 위해 소각되는 토큰 수가 줄고, 가격이 낮아지면 더 많은 토큰이 소각된다. 가격과 사용량이 공급 변화에 함께 반영되는 셈이다. 이런 설계는 투기적 희소성보다 네트워크 유틸리티에 공급 구조를 연동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캔톤은 2026년 4월 약 6660만 달러의 프로토콜 수수료를 기록했고, TGE 이후 소각 대비 민팅 비율도 의미 있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버넌스는 50개 이상의 슈퍼 밸리데이터가 맡고 있으며, 주요 결정은 3분의 2 이상 찬성하는 슈퍼머조리티 방식으로 처리된다. 캔톤 재단이 조정을 담당하고 DTCC와 유로클리어가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점은 전통 금융권의 신뢰를 높이는 요소다. 슈퍼 밸리데이터에는 전통 금융기관뿐 아니라 크립토 네이티브 인프라 사업자도 참여한다. 제안은 공개된 CIP 절차를 통해 제출되며, 수수료 구조, 민팅 곡선, 추천 애플리케이션, 멤버십 승인까지 온체인 거버넌스로 결정된다.
온체인 지표 역시 성장세를 보여준다. 2026년 5월 12일 기준 캔톤 네트워크에는 780개 이상의 활성 밸리데이터와 50개 이상의 슈퍼 밸리데이터가 운영되고 있다. Cantonscan 집계로는 유통량 385억1000만 CC, 24시간 활성 주소 10만5300개, 24시간 소각액 210만 달러, 24시간 비공개 업데이트 100만 건이 기록됐다. 다만 메사리 리서치는 캔톤의 구조상 공개되는 데이터가 제한적이어서, 실질적 기관 활용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RWA.xyz는 캔톤 기반 표현 자산 가치를 3448억30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생태계 확장도 눈에 띈다. Chainlink는 슈퍼 밸리데이터로 참여하며 CCIP와 데이터 스트림, 준비금 증명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LayerZero는 캔톤과 통합돼 165개 이상 블록체인과의 자산 이동 경로를 구축했다. ClearToken, TreasurySpring, Temple, Tradecraft, Lattice 등은 각각 토큰화 자산 발행, 결제, 거래, 네오뱅킹 영역에서 캔톤 기반 서비스를 전개 중이다. 이는 캔톤 네트워크가 단순한 기관 전용 인프라를 넘어 프라이버시 보존형 디파이와 규제 친화적 온체인 금융 앱 플랫폼으로도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2026년 하반기 예정된 DTCC의 토큰화 국채 MVP 출시, J.P.모건의 JPMD 단계적 통합, 글로벌 싱크로나이저 성능 개선, 토큰 표준 및 지갑 상호운용성 확대가 핵심 일정으로 꼽힌다. 테스트 환경에서는 서브넷 기준 10만 TPS 이상 처리량이 검증됐고, 퍼블릭 싱크로나이저는 초당 수천 건 수준까지 확장을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Daml 외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 지원, 프라이버시 보존 디파이 기능, 더 투명한 퍼블릭 파티 모델도 추진될 전망이다.
결국 캔톤의 성패는 기술 우위 자체보다 실제 자본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담보, 현금, 토큰화 자산이 이 네트워크 위에서 함께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의 Jake Koch-Gallup는 캔톤이 이미 주요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프라이버시 보존 인프라로 가치를 입증했으며, 다음 단계는 프라이빗 환경에 머물던 기관 워크플로우를 공유 퍼블릭 인프라로 끌어오는 것이라고 봤다. ‘캔톤 네트워크’와 ‘캔톤 코인(CC)’이 토큰화 국채와 기관 결제의 공통 레일로 안착할 경우,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의 판도 역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