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뒤 첫 한 달 동안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이전 총재 취임 초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총지출 규모가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아, 새 총재의 초기 대외 일정과 업무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총재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보면, 신 총재는 4월 21일 취임한 뒤 5월 말까지 약 한 달간 모두 194만2천500원을 썼다. 집행 건수는 8건이고, 한 건당 평균 금액은 약 24만2천800원이다. 사용 장소는 모두 한국은행 본점이 있는 서울 중구였고, 용도는 내부 직원 의견 청취와 격려 4건, 언론사 간담회 2건, 국내 유관기관과의 업무 협의 및 소통 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22년 취임 직후인 5월 한 달 동안 집행한 업무추진비 639만9천원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당시 집행 건수는 31건으로, 주요 정책 추진 관련 회의와 자문, 정책 홍보, 경조사 등에 폭넓게 사용됐다. 다만 건당 평균 지출액만 놓고 보면 이 총재가 약 20만6천원으로, 신 총재보다 오히려 적었다. 전체 지출은 적었지만 개별 사용 규모는 신 총재 쪽이 더 컸다는 뜻이다.
이 같은 차이에는 취임 직후 일정의 성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 총재는 5월 9일부터 13일까지, 또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두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와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이 목적이었다. 국내에서 회의나 간담회를 열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만큼, 업무추진비 집행도 자연스럽게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안팎에서는 신 총재의 개인적 업무 성향도 일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 총재는 대외 활동보다 조사·연구 분야 경력이 두드러진 인물로 평가받고, 평소에도 외부 인사와 오찬보다는 한국은행 구내식당 등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은행 수장의 업무추진비는 단순한 비용 지출을 넘어 대외 소통 방식과 조직 운영 스타일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신 총재가 대내외 소통을 어떤 방식으로 넓혀갈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