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금융지주가 2026년 상반기에 1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며 다시 한 번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커진 데다, 주식시장 강세로 증권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익 같은 비이자이익도 함께 불어나면서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24일까지 공시된 실적을 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모두 13조1천1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조9천541억원보다 9.7% 늘어난 규모다. 2분기만 떼어 봐도 순이익은 6조9천201억원으로 1년 전보다 9.6% 증가해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으로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이 각각 최대 실적을 썼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상반기 3조8천846억원, 신한금융은 3조4천427억원, 하나금융은 2조4천29억원, NH농협금융은 1조7천791억원, 우리금융은 1조6천9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번 실적의 가장 큰 배경은 은행업의 기본 수익 구조가 다시 강해졌다는 점이다. 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가운데 시장금리까지 오르면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에서 생기는 이익이 확대됐다. 5대 금융의 2분기 이자이익은 13조1천4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금융회사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순이자마진, 즉 자산 운용으로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수익 비율도 개선됐다. 5대 금융지주의 평균 순이자마진은 1.85%로, 1년 전보다 0.06%포인트 높아졌다. 그룹별 2분기 이자이익은 KB금융이 3조1천4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 3조1천344억원, 우리금융 2조3천360억원, 하나금융 2조3천29억원, NH농협금융 2조2천279억원 순이었다.
비이자이익의 증가세도 눈에 띄었다. 2분기 5대 금융의 비이자이익은 6조1천4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9% 급증했다. 이는 최근 코스피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주식 거래 관련 수수료, 투자은행 수수료, 자산관리 수익 등 증권 부문의 실적이 크게 좋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해 은행이 대출만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증권과 카드, 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통한 수익도 함께 커졌다는 뜻이다. 이런 구조는 금융지주가 단순 은행업을 넘어 종합 금융그룹으로 수익 기반을 넓혀온 전략과도 맞물린다.
실적이 늘면서 주주환원 확대도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현금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사들인 뒤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내놨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나온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 개선 효과를 노리는 대표적인 환원 수단이다. KB금융은 주당 1천155원의 분기 현금배당과 함께 7천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신한금융은 2분기 주당 배당금을 740원으로 정하고, 올해 10월까지 총 7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직접 취득해 소각하기로 했다. 하나금융도 주당 1천155원의 분기 배당과 3분기 중 2천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고했다. 우리금융은 하반기에 1천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기로 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금리와 증시 환경이 당분간 우호적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지주의 실적 방어력과 주주환원 경쟁이 함께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